(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결국, 스포츠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손아섭은 지난달 31일 창원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이호준 NC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선배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를 언급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손아섭과 강민호. 이들은 절친한 동료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펼치고 있다. 누가 먼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는지, 또 우승하는지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강민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한을 풀어냈다. 정규시즌 2369경기 만에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다. 다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는 실패. 삼성이 KIA 타이거즈 상대 시리즈 전적 1-4로 패하며 우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리고 남은 한 사람 손아섭. 정규시즌 통산 2058경기에 출전했지만, 여전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강민호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당시 꿈을 이루지 못한 손아섭을 향해 "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손)아섭이한테 연락이 왔다. '형, 드디어 냄새 맡네요'라고 했는데 4차전 이후 축하 문자가 없더라(웃음). 배 아파서 안 보내고 있구나 생각한다. 내가 먼저 보내진 않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강민호의 얘기에 손아섭이 답했다. 그는 "(민호형이 말한 건) 사실 과장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왜 그런 오해가 생겼느냐면, (강)민호형이 확인을 안 하더라. 잘하다 보니 연락이 엄청나게 왔다 보더라.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밑으로 가면서 내 연락도 안 보인 것 같다. 아마 늦게 확인했을 것이다. 연락을 안 했다는 건 오해다"라고 정정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민호형이 뛰는 걸 봤는데, 부러웠다. 정말 부러운 마음이 컸다. 그러나 결국, 스포츠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2등부터 10등까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2등을 하면,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한 팀보다 보너스가 더 나온다. 그 정도다. 민호형이 우승 반지를 꼈다면, 굉장히 상심할 수 있었다. 누군가 물어보면 우승 반지가 없는 건 똑같다. 이 공통점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대신 한국시리즈 냄새를 맡아봤으니 그건 부러웠고, 인정한다"라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올 시즌 왼쪽 무릎 후방십자인대손상 탓에 장기 결장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규시즌 성적은 84경기 타율 0.295(333타수 95안타) 7홈런 50타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0이다. 15년 연속 100안타 기록과 9년 연속 150안타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NC도 리그 9위로 시즌을 마무리. 여러모로 아쉬움이 컸다.
이에 손아섭은 "정확히 정리하자면, 나는 150안타에 관한 애착이 크다. 연속 150안타 기록은 1등이기도 하고, 1년 풀타임으로 뛰어도 150안타를 채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렇지만, 100안타는 냉정하게 한 팀에서 스타팅으로 나가면 90% 이상은 해내는 기록이다. 150안타에 애착이 컸는데, 끊겼다. 무릎을 다친 순간부터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가올 2025시즌까지 손아섭의 목표는 완전한 몸 상태 만들기다.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강정호 타격 스쿨에서 개인 훈련에 집중하려 한다. "장소는 같지만, 훈련 방향이 다를 것 같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완벽하게 몸을 만들고 100%로 준비할 것이다. 기술 훈련은 조금 늦어질 것 같다. 트레이닝 쪽으로 알아보고 있고, 올해는 좀 더 그런 방향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려 한다"라고 비시즌 계획을 설명했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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