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등 비급여 이용량 많으면 보험료 최대 4배↑
1~3세대 손해율 급증 인상폭 커 갈아타기 고민 증폭
전문가 “기존 상품 보험료 4세대 보험료 기준 결정해야”
지난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의료 이용량 연계 할인·할증 제도가 시행됐다. 4세대 실손보험은 2021년 7월 출시 이후 지난 6월까지는 할인·할증 제도를 적용하지 않은 데다 전환 시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제도까지 시행돼 ‘반값 할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반값 할인 보험료 등으로 1~3세대 실손보험 갈아타기를 적극 유도했음에도 불구, 반값 할인 종료와 7월 비급여 의료 이용량 연계 할인·할증 제도로 보험료가 비싸질 우려도 생긴 상황이다. 기존 1~3세대 상품보다 비급여 이용량이 적으므로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4세대 실손보험 뭐길래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과잉진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완화하고자 출시된 상품이다.
기존 1~3세대 실손보험은 일부 비급여 과잉의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 등으로 손실이 지속됨에 따라 손해율이 상승하고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운용상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1~3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등의 행태로 손해율이 130% 이상 나오기도 했다. 일부 악용하는 가입자들로 인해 손해율이 올라 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 1~3세대 가입자들은 보험료가 2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4세대 실손은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비급여 이용량을 제한하고 자기부담 비율을 높였다. 4세대 상품의 주계약(급여)과 특약(비급여)을 모두 가입할 경우, 보장 범위는 종전과 동일하게 대다수의 질병·상해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질병·상해로 인한 입원과 통원의 연간 보장한도도 기존과 유사하게 1억원 수준이다. 1억원 중 비급여 5,000만원, 급여는 5,000만원이다.
4세대 실손은 급여 항목 중 불임, 선천성 뇌질환 등 보장 필요성이 제기된 항목은 보장이 확대된 반면,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등 비급여 의료는 혜택을 확 줄였다. 특히 사회환경 변화 등으로 보장 필요성이 제기된 불임관련 질환, 선천성 뇌질환 등은 보장이 늘었다. 기존 3세대에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 보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비급여 항목으로 보장됐던 도수치료도 치료 효과가 있어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기존 3세대에서는 질병 치료목적인 경우 연간 최대 50회까지 보장한 반면, 4세대에서는 무한정 50회가 아닌 10회 시마다 병적완화 효과 등을 확인해 연간 최대 50회를 보장한다.
영양제, 비타민도 3세대 실손에서는 질병 치료목적으로 투여가 된 경우에는 모두 보장했지만 4세대 실손에서는 약사법령에 의하여 약제별 허가사항 또는 신고된 사항에 따라 투여된 경우 보장된다.
비급여 항목 중 특정 항목은 특약을 가입해야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해당 특약을 가입하면 도수·증식·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 등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을 보장을 받지 못한다.
도수치료 많이 하면 보험료 4배↑…
1~3세대 vs 4세대 보험료 기준 따져야
4세대 실손은 작년 말까지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보험료 50% 할인을 제공했다. 게다가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른 할인·할증 제도도 지난 6월까지는 적용받지 않았지만 7월부터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른 할인·할증 제도 시행으로 실손보험 가입자 고민이 커졌다.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은 가입자 보험료를 5% 할인받을 수 있지만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을 100만원 이상 수령한 가입자는 최대 3배까지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직전 1년간을 기준으로 비급여 수령액이 0원인 경우는 1등급으로 분류돼 보험료 할인을, 100만원 미만은 2등급으로 보험료 동결,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은 2배, 1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은 3배, 300만원 이상은 보험료 4배가 오른다.
비급여 보험료 할인·할증등급은 1년간만 유지되며, 1년 후에는 직전 12개월간 비급여 보험금에 따라 매년 원점에서 재산정된다. 반값 할인 제도도 작년 말로 종료되면서 작년 말 종료 직전에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한 가입자는 올해 말 보험료가 오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비급여 혜택이 줄었지만 최근 보험사들이 1~3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관련 치료도 제한을 두면서 큰 차이는 없을 거라고 말했다.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는 “4세대 실손이 50회 제한이 생겼지만 최근 보험사들이 도수치료 10회 또는 7회마다 의료자문 등 받는 데 제약을 두고 있다”며 “4세대 단점은 마음껏 쓰다 보면 보험료가 할증돼 마음껏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는 철저히 ‘보험료’를 기준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4세대 실손보험은 젊은 가입자는 보험료가 많이 저렴한 반면,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은 고령자는 1~4세대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험료를 얼마나 내는지를 따져서 전환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상현 대표는 “예를 들어 4세대 아닌 실손보험 보험료를 한 달에 50만원 내는 경우 본인부담 비용을 계산하면 240만원이다. 1년에 아무리 많이 써도 240만원을 병원비로 쓰지는 않는다”면서 “4세대는 본인부담금이 20~30%이므로 예를 들어 고혈압 약값을 받기 위해 1~3세대를 유지하는 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손보험도 자동차보험처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자동차보험료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면 오르는 것처럼 실손보험도 이제 병원 이용을 많이 하면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가 됐다”며 “작은 보장을 받기 위해 비싼 보험료를 부담하는 건 맞지 않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계속 문제가 돼 혜택이 더 줄어드는 5세대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제공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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