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물가상승에 '버터값이 금값'…"버터 도둑도 기승"

러 물가상승에 '버터값이 금값'…"버터 도둑도 기승"

연합뉴스 2024-10-31 21:04: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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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크림 휘저어 만드는 수제 버터도 유행

버터 버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필수 식재료 가격이 좀처럼 꺾이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계란값에 이어 올해는 버터 가격 상승이 사회 문제로까지 불거졌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30일(현지시간) '버터가 금보다 비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버터 가격이 급등한 탓에 버터가 마트에서 가장 잘 도난당하는 제품으로 꼽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매장은 버터를 도난 방지 상자에 담아 팔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가게에서 버터 25팩을 훔치려던 일당이 점원을 구타하고 흉기로 위협하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도 보도됐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통계청은 올해 초부터 이달 28일까지 버터값이 25.7% 상승, 유제품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는 지난달 버터 1㎏ 소매 가격이 평균 1천22루블(약 1만4천400원)로, 1년 전 824.5루블(1만1천700원)에서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러시아식품제조·공급업체협회 드미트리 레오노프 부회장은 러시아 매체 뉴스.루에 원유와 유지방 가격 상승과 노동력 부족, 외국 장비의 서비스 문제 등이 버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농업·생태 부총리는 지난 23일 버터 가격 안정을 지시하고 유제품 관련 업체 대표자들을 만나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이란, 인도, 튀르키예에서 버터를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농업부 내부에서는 6개월간 수입 버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버터 가격에 불만이 높은 소비자 사이에서는 버터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과 소셜미디어들은 휘핑크림을 거품기로 휘저어 수제 버터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러시아 뉴스 텔레그램 채널 매시는 가정용 버터 거품기에 대한 수요가 49% 증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연말에도 1년 새 40% 오른 계란값을 잡으려고 여러 정책을 쏟아낸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과 대화 행사에서 계란값 폭등에 불만을 터뜨린 시민에게 "정부 정책 실패"라며 이례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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