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미재인청예술단(단장 정주미)의 ‘태평볼레로’ 공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무대에 오른다. 과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정주미예술단이 주관하는 ‘태평볼레로’ 공연은 오는 11월 9일(토) 오후 5시, 과천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진다.
태평볼레로는 세계적인 춤, ‘스페인 볼레로’와 ‘재인청 태평무’의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조화로 화제가 됐던 초연에 이어 올해 공연이 두 번째다.
‘태평볼레로’는 어떤 작품일까? 정주미재인청예술단 정주미 단장에게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Q.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이 공연을 기획한 이유는?
A. 제가 2022년에 스승 이동안 춤꾼의 이야기를 책으로 낸 적이 있어요. 그 책에 공연예술평론가 이태주 선생님께서 서평을 써주셨어요. 그때 세계적인 춤, ‘스페인 볼레로’를 꺼내셨어요. 우리 춤으로도 만들어보자고 하신 게 계기였어요.
Q. 우리 전통무용과 스페인 춤, 뭔가 공통점이 있어야 할 텐데 다소 이질적이지 않은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A. 볼레로가 계속 반복하는 음악과 춤이잖아요. 이게 중독적이고요. 재인청 춤도 본질적으로는 그래요. 특히 재인청 태평무는 음악의 다양한 변화와 춤동작을 쌓아가는 춤이거든요.
Q. 본질적으로는 그렇다? 어려움이 있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A. 맞아요. 볼레로는 춤동작 반복이 극단적이거든요. 그런데 재인청 태평무는 정박에 추다가도 엇박으로 추기도 해요. 그리고 사방으로 동선을 옮겨가기 때문에 같은 동작인데도 다 달라 보이거든요.
Q. 태평무는 동선을 옮긴다고 했는데 볼레로는 한 곳에 서서 춘다. 어떻게 하나의 춤으로 연결 될 수 있는가?
A. 음, 우리가 하루하루를 사는 일상이 있잖아요. 볼레로는 반복되는 일상의 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 하루하루가 자꾸 쌓이면 사계가 오가고 또 해가 바뀌잖아요. 이 또한 반복되는 게 우리 인생이죠. 이게 지구의 자전과 공전인데 태평무는 인생을 담았다는 생각이에요. 일상과 세월이 맞물려 반복되는 춤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작년과 올해의 프로그램과는 어떤 차이나 변화가 있는지?
A. 시계에 비유한다면 볼레로가 분침의 반복이라면 태평무는 분침과 시침의 복합 반복이라고 정리할게요. 그런데 분침 하나일 때와는 달리 분침, 시침의 복합 반복은 분명히 반복인데도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보여요. 이 복잡함을 올해는 작년보다는 단순하게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태평볼레로는 대단히 실험적인 작품이고 복잡함을 단순하게 만들어가는 현재진행형 작품입니다.
정주미 회장은 “우리 춤이 본질적으로 우리의 일상과 세월을 담아낸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볼레로가 일상의 반복을 춤으로 형상화시킨 것이라면, 재인청 태평무는 일상과 세월의 복합 반복을 형상화 한 춤이라는 것이다. 곧 단순 반복의 볼레로와 복합 반복의 태평무를 융합해 동서양 모두와 소통하는 춤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인 셈이다.
공연은 총 3막으로 장례의식으로 시작한다. 2막은 태평성대의 춤이다. 망자를 여한 없이 잘 보내려면 잘 살다가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남은 자들은 늘 잘 사는 태평성대를 희구한다는 것이다. 3막은 태평무와 스페인 볼레로가 하나 된 환상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누구나 태평성대를 누리는, 소망의 춤이다.
관객들이 정주미재인청예술단 단원들의 실험 무대인 2024 태평볼레로 시즌2 공연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뉴스로드] 서진수 기자 gosu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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