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참전 뒤늦은 보험사, 믿는 구석은 '수익률'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31일 시행된 가운데 보험사들이 '수익률'이라는 경쟁력을 갖추고 진입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퇴직연금 실물이전 대상에 보험형 상품은 제외되면서 보험사들이 400조원 규모 시장에 한발 늦게 참전하게 됐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상품이 유형에 따라 은행 증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늦은 출발에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31일 시행됐다. 보험사 중에서는 한화·교보·신한라이프·미래에셋·동양·흥국·하나·DB·푸본현대생명·IBK연금보험 등 생보사 10곳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롯데손보 등 손보사 5곳이 참여한다.

'업계 선두' 삼성생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퇴직연금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해당 시스템이 오픈하는 내년 4월에 맞춰 실물이전을 함께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23.3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이번 시행에 있어 은행(52.56%)은 물론 증권사(24.31%)보다도 비교적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실물이전 대상에 해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에서 퇴직연금 상품 중 보험계약 형태로 이뤄진 상품과 디폴트(사전지정운용)상품은 빠졌는데, 보험사가 보유한 퇴직연금은 대부분 보험형 자산관리 계약이다.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으로 실물이전 범위 확장을 검토 중이나 은행·보험 대비 시작이 늦다는 점에서 경쟁에 불리하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수익률이다. 업권 평균으로는 은행 증권 보험 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일부 유형에 한해 보험사들이 은행·증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의 경우 3분기 퇴직연금 원리금 비보장형 기준 확정기여형(DC형) 수익률이 15.1%로 전 금융권(원리금 비보장형 적립금 500억 이상)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각 사업자가 결정하는 제시 금리(공시이율)에 대부분 연동되기에 금융사별 운용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공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전체 적립액 400조732억원 중 83.18%에 해당하는 332조8076억원을 원리금 보장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16.81%(67조2656억원)로 보장형 대비 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수익률이 높아 공격적 투자 성향을 보이는 가입자들이 주로 찾는다.

또 지난해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을 도입하면서 비보장 상품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확정급여형 중 유일하게 원리금 비보장형 적립금이 1조원 이상인 삼성생명(032830)은 10.30%이라는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 유형에 따라 원리금 비보장형 수익률이 높은 회사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원리금 보장 상품을 보더라도 일부 생보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분기 확정급여형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푸본현대생명 4.60%, 교보생명 4.57%, 미래에셋생명 4.46%로 생보사들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