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앞에서 30일간 고공농성을 하던 건설노동자들이 농성을 해제한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철근콘크리트 사용자연합회'와 건설노동자 사이의 중재 면담을 주최했다. 우 의장은 전날에는 노사 5단체 대표들을 만나 '사회적 대화' 정례화를 제안하는 등 민생 행보에 나서고 있다. 주로 여야 간 협상 중재에만 집중해온 이전 의장들과는 달리 사회 현안에 적극 관심을 보이는 우 의장 특유의 행보다.
우 의장은 31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노사 중재 면담을 갖고 "최근 한 달 동안 출퇴근하며 국회 앞 광고탑 고공농성을 보면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을까 고민 중에 국토위, 환노위,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께서 노사 대화와 교섭 타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국회의장으로서도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자 이 자리를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앞에서는 30미터 고공에서 '임금 삭감 철회'를 외치며 30일동안 고공농성한 건설노동자들이 땅으로 내려왔다. 이들은 지난 2일, 일당 2만 원 삭감 철회와 건설노동자 고용안정 입법화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전날 사용자 단체인 철근콘크리트 사용자연합회는 임금 삭감안을 철회하고, 교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안타깝지만 고공농성구호인 '일당 2만원 삭감철회'가 건설산업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건설경기 불황에 원·하청간 저가낙찰이라는 문제가 겹쳐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 노사의 문제를 국회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함께할 테니 노사도 대화와 교섭을 재개해 문제를 풀어내기 바란다"며 "노사가 운명공동체로서 한발씩 양보하며 문제를 풀어보자"고 제안했다.
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에 이후에 이 틀에서 전문건설협회와 건설노동조합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길 바란다"며 "나머지 부분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서 잘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시회장인 노석순 원영건업 대표는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전문건설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어 불가피하게 임금을 2만원 감액하는 안을 제시하게 되었다"며 "의장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전문건설업계가 겪고 있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하신다는 데 공감하여 임금 삭감안을 철회하고 노사 상생방안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전날 국회 사랑재에서는 '국회의 사회적 대화를 위한 국회의장-노사 5단체 대표 간담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의 정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우 의장을 비롯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배조웅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이 자리 자체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표현"이라며 "(오늘 모인) 6개 주체의 정책 책임자급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보자는 제안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 위원장은 "의장님 말씀처럼 (노동·경제단체 모두)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은 동일하다"며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지다. 책임 있는 주체들이 지혜를 모으고 대안을 찾아가는 자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도 "우리가 직면한 변화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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