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워제네거, 해리스 지지… "공화당원이기 전에 미국인"

미국 공화당원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 /사진=로이터

미국 공화당원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밝혔다.

슈워제네거는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슈워제네거는 "나는 공화당원이기 이전에 미국인"이라며 "그래서 해리스 후보와 팀 월즈에게 투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그저 유명인이 아니라 전직 공화당 소속 주지사이기에 사람들이 내 의견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실제로 지지를 표명하지 않는다. 견해를 공유하는 데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정치를 싫어하고 대부분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슈워제네거는 "지금 두 정당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공화당원들은 자유 시장의 아름다움을 잊은 채 적자를 늘리고 선거 결과를 부정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원들도 적자를 다루는 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그들의 지역 정책으로 인해 범죄가 증가해 우리 도시에 피해를 줄까 걱정이 된다"고 일갈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사진은 아놀드 슈워제네거 엑스(X·옛 트위터) 전문. /사진=슈워제네거 X 캡처

슈워제네거는 트럼프 후보가 2020년 재선에 실패한 이후 선거 결과에 불복한 모습 때문에 지지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일은 미국답지 못한 일"이라며 "나처럼 여전히 미국이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국이 세상의 쓰레기통이라고 불리는 것은 매우 화가 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슈워제네거는 "(트럼프 후보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면 여러분의 표를 존중하지 않는 후보, 의회 의사당을 기습하기 위해 추종자들을 보내는 후보, 나 같은 부자들에게나 도움이 되는 감세 외에 어떤 정책도 통과시킬 능력이 없는 후보,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미국인이 중국, 러시아, 북한보다 큰 적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슈워제네거는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 이유도 밝혔다. 그는 "비록 그들(민주당)의 강령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도 이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해리스와 월즈와 함께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설령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투표하라"라며 "그것이 우리 미국인이 하는 일"이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보디빌더 출신 배우 슈워제네거는 대표작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