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제주도, 2024 국가 단위 긴급구조종합훈련
1천60여 명 참여·특수 장비 190대 동원…"복합 재난상황 가정"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국제공항에 착륙 예정이었던 알파항공 A220편이 비상착륙을 요청합니다"
31일 오후 2시께 제주공항 관제탑으로 이런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오른쪽 엔진에 불이나 정상적인 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여객기 안팎으로는 폭발음 같은 굉음이 났다.
가까스로 제주 비행장에 비상착륙 한 여객기에서는 여전히 불이 났고, 승객 다수가 다쳤다.
이 긴박한 상황은 다행히 실제 발생한 사고는 아니었다.
소방청과 제주도는 이날 제주 일원에서 동시다발적 건물 붕괴와 화재, 산불 등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한 '2024년 국가 단위 긴급구조종합훈련'을 펼쳤다.
도서 지역에서는 처음 실시된 국가 단위 훈련으로, 국방부와 산림청, 제주항공청 등 63개 기관 1천60여 명이 참여했다.
공군 수송기와 치누크 헬기, 해군 상륙함정 등 특수 장비 190여 대도 투입돼 실제 규모의 통합지휘체계 점검이 이뤄졌다.
훈련은 제주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엔진 화재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항로를 이탈해 제주 비행장에 불시착하는 상황으로 시작됐다.
제주공항 관제탑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재난안전 통신망 국가 재난 정보 시스템을 활용해 경찰과 군,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에 즉각 상황을 전파하고, 제주 비행장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부소방서에 사전 출동 지령을 내렸다.
제주도는 재난안전문자와 민방위 경보를 통해 급박한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악으로 치달았다.
여객기가 불시착하기 전 불붙은 엔진이 제주대에 떨어지면서 건물이 부서지고 안에 있던 학생들이 깔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독성 화학물질도 누출됐다.
여객기에서 떨어진 잔해물은 한라산 곳곳도 불태웠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를 발령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인 듯 했다.
소방청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전남과 광주, 부산 등 인근 시도는 물론 대구·경북 등지에서 고성능 화학차와 산불 진화에 특화된 험지펌프차 등 특수 소방 차량이 제주에 모여 힘을 보탰다.
불시착한 여객기 안에서는 승무원이 스스로 탈출이 가능한 승객부터 대피를 유도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에 나섰고 경찰특공대는 여객기 내 진입해 폭발물을 검색했다.
보건 당국은 현장 진료소를 설치해 환자를 치료했다.
이날 훈련은 긴급구조기관과 지원기관 간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을 확인하고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번 훈련은 공군 수송기와 해군 상륙함정이 제주에 최초로 투입되는 등 실질적인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재난 대응과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해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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