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채연 기자]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비건의 날(11월 1일)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각 서점에서는 ‘채식주의자’를 포함한 한강 작가의 주요 작품들이 연이어 완판되며 ‘비건’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비건’은 채소·과일·해초 등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용어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동물권과 환경 보호를 실천하려는 ‘가치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이제 비건은 먹거리를 넘어, 동물 실험을 배제하고 가죽·모피 등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패션’으로 확대되며 소비 기준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비건’, 어디에서 어디까지 왔나
31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채식주의자 및 비건인구는 약 4억9000명에 달한다. 비건 인구수 세계 5위 수준인 캐나다에서는 한국 사찰음식, 다도체험 등 채식주의 문화체험을 주요 일정으로 하는 방한 여행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매스 기반 친환경 인조 가죽(비건 레더, Vegan Leather) 개발을 위해 올해 국비 34억원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지방비와 민자를 포함해 총 486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비건 소재 제품 라인업 확대 ‘활활’
비건 트렌드를 타고 패션 플랫폼은 물론 브랜드들이 비건 소재를 활용한 제품 출시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비건 레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에이블리는 지난달 ‘비건 가죽’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LF가 전개하는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바쉬는 ‘에코 퍼’ 아우터 물량을 지난해 대비 약 3배 늘렸다. LF의 영 컨템포러리 여성 브랜드 앳코너의 비건 스웨이드 자켓도 물량이 소진된 후 일부 재입고된 상태다.
LF의 밀레니얼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도 비건 레더, 비건 시어링을 활용한 스타일을 지난해 대비 70% 이상 늘렸다. 던스트 관계자는 “가볍고 실용적인 데다가 관리도 용이해서 출시와 함께 빠르게 품절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빈티지 데님 브랜드 버커루는 우먼즈 윈터 켐페인에서 웨스턴 무드의 비건 레더 블루종 재킷을 선보였다.
◇가방·화장품도 비건 ‘행렬’
비건 열풍에 따라 브랜드들은 비건으로 만든 가방·화장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마르헨제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나일론, 사과로 잼·주스 등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가루 형태로 만드는 공정을 거친 애플레더와 같은 비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F의 닥스 액세서리는 에코 퍼 소재의 숄더백·토트백을 출시했다.
LF의 컨템포러리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는 전 제품에 대해 100% 비건 인증을 받고, 립밤·선케어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아워글래스는 20년간 비건 뷰티를 지향해 온 브랜드로 20주년 기념 한정판 제품 출시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경 보호와 윤리적 소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비건 소재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하나의 중요한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비건 레더는 천연 가죽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질감과 가벼운 특성이 있어 다양한 소비층에서 빠르게 수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소재를 찾는 소비자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어 비건 패션은 향후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과 함께 업계 전반의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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