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에서 소음 공해를 일으킨다는 생각에 계획적으로 이웃을 살해한 40대가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스1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정도성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씨(43)에게 1심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10년 동안 전자장치 부착, 보호관찰관의 지시 하에 치료와 상담 등도 병행할 것을 명령했다.
임씨는 지난 6월2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빌라에서 50대 여성 A씨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다. 임씨는 평소 아랫집이 자신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층간 소음을 유발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범행을 계획했다. 임씨는 아랫집 거주자 중 가장 범행이 수월하다는 이유로 젊은 여성을 목표로 삼았다.
임씨는 사건 전까지 목표였던 젊은 여성을 살해할 기회를 엿봤지만 기회가 없었다. 사건 당일 임씨는 소음이 들려 옥상에 올라갔고 A씨와 마주쳤다. 임씨는 당초 목표였던 젊은 여성이 아닌 가족 A씨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부상을 입은 A씨는 자택으로 도망쳤으나 강제로 현관문을 열고 따라온 임씨에게 여러 차례 공격을 당해 끝내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임씨는 자신을 말리던 어머니를 뿌리치고 A씨를 구하려던 딸 B씨에게도 상해를 입혔다.
추후 경찰 조사 결과 임씨와 함께 사는 부모님은 아래층으로부터 발생한 소음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빌라 주민들도 층간소음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경위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범행 시간과 장소, 과정이 매우 잔혹하며 결과의 중대성에 비춰 보더라도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A씨는 아무런 잘못 없이 세상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거주지에서 같은 건물에 거주하던 피고인에게 칼로 찔려 무참히 살해당했다"며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묻지마 범죄의 피해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된 충격과 공포는 상상하기 어렵고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피해자 B씨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는 등 피해자의 유족은 일상이 완전히 파괴된 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임씨 측이 3000만원을 공탁한 것에 대해선 "피해자의 유족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피고인 측의 일방적인 공탁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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