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 실수로 선수촌 입촌 불발…"행정 독단" vs "일방 결정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확하며 2회 연속 입상에 성공한 한국 근대5종이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기간 공식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은 데에 연맹의 행정 실수가 있었던 점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과정과 대응 등을 놓고 대표팀과 연맹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파리 올림픽 근대5종 경기는 지난 8월 8일 펜싱 랭킹 라운드를 치렀고 9∼11일 베르사유 궁전에 마련된 특설 경기장에서 대회를 이어갔다.
펜싱 랭킹 라운드는 파리 시내를 기준으로 북동쪽인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렸고, 이후 경기가 열린 베르사유는 파리의 남서쪽이다.
31일 근대5종연맹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맹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파리 북부 생드니의 올림픽 선수촌과 베르사유 인근 공식 호텔의 사용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2022년 9월 베르사유 인근 호텔 수요 조사에 응하는 문서를 제출했다.
이후 2022년 말 대표팀 코치진과 연맹 관계자가 현지답사를 한 결과 베르사유 인근 호텔은 시설 미비 등으로 사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쓰지 않기로 했다.
이에 베르사유 인근 호텔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대한체육회에 유선으로 의사를 전했다는 것이 연맹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 호텔의 수요 조사에 응할 시 사용이 확정되며 번복할 수 없었다는 점을 연맹이 뒤늦게 인지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연맹은 부랴부랴 선수촌 입촌 방안을 강구했으나 상황을 바꿀 수 없었고, 결국 대표팀은 프랑스 입국 뒤 대한체육회가 파리 외곽 퐁텐블로에 마련한 사전 캠프인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을 거쳐 베르사유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
2013년부터 파리 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끈 최은종 감독은 선수촌에 입촌할 것만 생각하고 있다가 올해 5월에서야 그럴 수 없다는 통보만 받았다며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지만 상의하지 않은 것은 문제 아니냐"고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반면 근대5종연맹은 "업무 실수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어떤 의사 결정에서도 대표팀 단독 혹은 연맹의 일방적 결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베르사유 인근은 펜싱 랭킹 라운드가 열리는 노스 파리 아레나나 공식 훈련장과 거리가 멀었던 터라 선수단의 요청으로 연맹이 훈련장 인근에 추가로 숙소를 잡기도 했으나 이를 두고도 선수단과 연맹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밖에 숙소에서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이동하도록 연맹이 마련한 차량에 대해서도 대표팀에선 충분하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 반면, 연맹은 최선의 조치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최 감독은 "이번 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연맹에서 의견을 묻지 않고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때가 많았다. 대표팀이 힘든 일이 많았다"면서 연맹 행정과 관련해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은 "부족한 역량으로 선수단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표팀과 협의해 어려움을 해결하고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했다"고 재차 항변했다.
song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