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최근 농심은 음료 브랜드 카프리썬의 빨대 소재를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꾼 바 있다.
식음료 업체들이 친환경 제품 생산 정책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빨대에서 종이빨대를 적용했다가 소비자 불만과 판매량이 감소하는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최근 음료 브랜드 ‘카프리썬’에 제공되는 빨대 소재를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기로 했다. 재질 변경은 지난해 2월 종이 빨대 도입 이후 20개월 만이다.
농심이 카프리썬에 종이 빨대를 적용한 뒤 이 빨대가 포장재를 잘 뚫지 못해 불편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왔다. 농심은 지난해 7월 종이 빨대 절단면 각도를 조정했고 11월에는 강도를 보완했다.
그러나 종이 빨대 특유의 냄새와 감촉, 눅눅해지는 현상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돼 매년 900만 박스를 유지해오던 카프리썬 판매량이 작년에 13%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추가로 16% 줄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변경은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농심은 플라스틱 저감화 등 환경보호를 위한 변화와 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동서식품의 경우 2021년 10월 마트·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스타벅스 컵 커피' 제품 중 40% 물량에만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했다. 종이빨대를 부착한 제품 비중은 3년째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종이빨대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소비자들도 있지만 (종이빨대 적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어서 종이빨대를 없애지도 못하고 확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종이빨대의 이물감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종이빨대의 경우 플라스틱 빨대보다 원가가 더 높다. 더 많은 생산비용을 들였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면 오히려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아예 빨대를 없앤 경우도 있다. 매일유업은 2020년 '엔요100'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했다.
최근 국내 생수 시장엔 라벨을 제거한 생수병이 확대되는 추세다. 무라벨 생수병은 페트병에 붙이던 라벨을 제거해 분리배출이 간편하고, 재활용률이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방안이다.
가장 먼저 도전한 곳은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질소 충전 기술을 적용한 생수 '초경량 아이시스'를 출시했다. 환경부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생수에 액체 질소를 충전했다. 제품 내부에 액체 질소를 충전해 액체 질소가 기체로 바뀌며 내부 압력이 형성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500㎖ 페트병 중량은 11.6g에서 9.4g으로 18.9% 가벼워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초경량 아이시스의 용기 두께가 기존 용기보다 훨씬 얇은 만큼 개봉시 질소가 빠지면서 용기가 흐물거리거나 물넘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초경량 아이시스엔 중간 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간 원형 페트병을 적용했다.
한편, 정부는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은 페트병 포장재를 제조하거나 수입한 기업을 대상으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50% 환급해주고 있다. EPR이란 포장재와 제품의 제조업자나 수입업자, 유통판매업자에게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금액을 부과하는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은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넘어 소비자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에 직결된다"며 "EPR을 도입한 것처럼 향후 더 강력한 환경 보호 관련 규제들이 시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친환경 용기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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