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인천 소재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자택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를 두고 특수교육계는 해당 교사가 기준 인원을 초과한 과밀학급을 맡는 등 업무 과중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31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와 특수교육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8시경 인찬 미추홀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초등학교 특수교사인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경찰은 A씨의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수교육계는 A씨가 최근까지 중증장애 학생 4명을 비롯해 총 8명으로 구성된 학급을 맡아 업무 과중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현행 특수교육법상 초등학교 특수학급 1개 반당 정원은 6명인데, 당초 특수교사 2명이 특수학급 1개 반을 운영했던 해당 학교는 지난 8월 이후 A씨가 8명의 장애학생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등과 파악한 바로는 초임 교사였던 고인께서는 특수학급 담당 교사로서 평소 과밀학급 학생 지도 부담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이에 학교와 함께 학급 수 증설 등 개선을 교육청에 요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총은 고인이 왜, 무엇 때문에 이토록 갑작스럽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는지 교육 당국과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수사와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인은 임용 5년 차 미만의 특수교사였으며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이 일어나자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측 인력 증원 요청에 따라 지난 3∼5월께 장애학생 지원 인력 2명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 보조 인력 1명 등 3명을 추가로 배치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또한 악성 민원이나 부당한 사항이 있었는지 파악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다른 교원단체들은 고인에 대해 애도하고 명복을 빈다며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전날 SNS를 통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바뀐 것 없는 현실에, 홀로 힘듦을 모두 감내했을 한 분의 선생님을 지키지 못한 것에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언제쯤 학교라는 공간에서 우리 교사들도 학생을 가르치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나”고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특수교사 개인에게 모든 책임과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 아닌 저희가 안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학급 증설, 교원 추가 배치, 과밀배치 해결, 과도한 민원 해결, 관리자의 통합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 무엇하나 시급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같은 날 “선생님께서 얼마나 고된 일들을 견뎌오셨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고 비통하다”며 “이번 사안의 진상규명은 물론, 법정 정원을 초과한 과밀 특수학급 등 교사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위협하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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