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NC 다이노스 감독 이호준입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신임 감독은 31일 창원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했다. 임선남 NC 단장으로부터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받고, 기념 촬영을 한 사령탑. 감독으로서 본격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 감독과 NC는 깊은 인연이 있다. 2013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해 NC로 이적한 뒤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2017시즌까지 다섯 시즌을 뛰었다. 이후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연수를 거쳤고, 다시 NC로 복귀해 1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 트윈스로 잠시 떠나긴 했지만, 사령탑으로 취임하며 다시 한 번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등번호는 27번으로 결정했다. 지난주 첫 출근(24일) 당시 이 감독은 "27번은 선수 때 복이 끝났다. 뒤집어서 72번 쓰려고 한다"라며 "팬들은 27번을 원한다고 들었는데, 72번을 다는 걸로 했다"라고 얘기했지만, 막상 입단식 때 꺼내든 유니폼은 27번이었다.
입단식에서 'NEW CHAPTER(새 장)'가 적힌 푸른색 벽을 배경으로 27번 유니폼을 입었다.
NC 관계자는 "이 감독은 최초 72번을 결정했으나 인터뷰 이후 많은 임직원이 감독실로 내려와 27번 사용에 대해 의견을 줬다. 결정적으로 구성원 중 한 분이 팬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팬분들이 적은 27번 사용에 대한 글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가 나 혼자만 결정하는 자리가 아닌 구성원, 팬분들의 의견을 잘 종합해야 하는 자리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고, 팀 구성원과 팬분들의 의견처럼 27번을 사용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구단은 "구단 역사에서 단순히 네 번째 감독이 취임한다는 의미를 넘어, 창단 첫 다이노스 선수 출신 감독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호준 감독 개인에게도 첫 감독 커리어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순간이다"라며 새 감독과 함께 새로운 분위기로 나아가길 원했다"라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취임사에서 "이렇듯 NC는 저에게 늘 특별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남아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무엇보다도 소중히 느껴집니다"라고 얘기했다.
NC 선수와 코치에 이어 감독까지. NC 레전드는 자신의 등번호 27번과 함께 구단의 새 시대를 열기로 했다.
다음은 이 감독의 취임사 전문.
안녕하세요. NC 다이노스 감독 이호준입니다.
먼저, 이곳에 자리해 주신 NC 다이노스 가족 여러분들, 그리고 언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선수 시절 NC를 만나며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훌륭한 지도자, 뛰어난 동료, 열정적인 팬들이 있는 NC에서 행복하게 선수 시절을 보냈고, 코치 시절 우승도 경험했습니다.
오늘 제가 입고 온 이 자켓은 2017시즌 은퇴식에서 입었던 자켓입니다. 은퇴식과 함께 진행된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가입식에서 받았던 자켓으로 자켓 안감은 저의 유니폼으로 제작된 세상 하나밖에 없는 자켓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저의 야구 인생에게 이 자켓은 저에게 가장 큰 특별함이었습니다. 이 자켓을 입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다시 한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렇듯 NC는 저에게 늘 특별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남아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무엇보다도 소중히 느껴집니다.
저는 이제 지난 추억들은 한 켠에 소중히 남겨둔 채,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저는 NC가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구성원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NC만의 좋은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저의 철칙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열심히 훈련하고 성과를 낸 선수에게는 기회를 부여할 것입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공필성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육성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엔트리에 반영할 것입니다. 그러니 1군 무대를 목표로 노력하는 모든 선수에게 이 메시지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선수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를 만들 것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영상을 통해 야구를 배우는 것에 한때는 부정적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야구를 잘하고 싶어 노력하는 그 태도가 중요한 것이고, 저를 포함한 코칭스태프들 역시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성장의 대상은 선수들뿐 아닌 저를 포함한 모든 코칭스태프분들께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세 번째, 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입니다. 어떤 포지션이든 보장된 자리는 없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루까지 전력질주 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면 선발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 큰 점수 차에서 휴식 차원의 교체가 주어질 때도 교체된 선수가 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잡힌다면, 앞서 말씀드린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도 함께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팬들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에도 찾아와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수많은 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다음 시즌은 조건 없이 보내주신 그 사랑에 보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부분들을 토대로, 모두가 NC만의 좋은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쳐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NC 다이노스 가족 여러분과 언제나 소통하며 그 목표를 위해 함께 달려가는 감독 이호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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