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충청남도는 공주시에 의당농공단지를 조성하여
도내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어했지만...
우리에게 있어 지자체의 대규모 산업은
'나 대신 돈 써서 땅 파주는 경우'일 뿐 ㅋㅋ
공주시라는 점에서 다들 알 수 있었겠지만
공사 중 문화재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다분했고,
이로 인해 공사 전 먼저 발굴을 진행하게 된다.
(*이를 구제발굴이라 한다)
그리고 농공단지 조성 이전 문화재 조사과정애서
발굴단은 1지역(1000평), 2지역(300평)으로
구역을 나누었는데,
1지역에서 청동기 세트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며
귀중한 역사를 발굴하는 데 성공한다.
좆 됐 다 시 발
그러나 공주시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발굴이 계속 진행되면 농공단지 조성이 미뤄지는 걸 넘어
아예 취소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잉? 그러니까 2구역 발굴을 대충 하고 덮자구요?
그래서 당시 발굴의 책임자였던 이훈 연구실장은
충청남도의 공무원으로부터
제발 2구역은 넘어가면 안 되겠냐는 부탁을 듣는다.
제발요... 2구역에서 중요한 유물이 나오면
농공단지 조성은 날아가는 거라구요...
아냐 안 나와 안 나와ㅋㅋ 나올 수가 없어
오히려 빨리 마무리를 지어야 공사를 하죠
그러나 이훈 연구실장은 이렇게 단언하며 조사를 속행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한 것이...
2구역은 발굴 이전까지 쭉 사유지였던 터라,
땅 주인이 나무를 심으며 땅을 이미 여러 번 파헤쳤으므로
상식적으로 아무 것도 없거나
있어도 이미 훼손되어야 정상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숲이라 옛 사람들이 거주하기 좋지 않았던 것도
그런 추측에 힘을 더했다.
대충 해 대충~
그래서 조사단은 토지신께 드리는 제사도 대충 한 채
슬슬 땅을 파 보기 시작하지만...
이런! 벌써 도굴의 흔적이 있...
응? 이게 뭐지?
가장 먼저 판 1호분에서 권력 상징인 금동신발과
정교하게 만들어진 환두대도가 나오며
슬슬 대박 발굴의 서막을 열기 시작한다.
트... 트라우마가...
무령왕릉 트라우마가...!
이훈 연구실장은 1호분이
가장 중요한 무덤이라고 생각하고,
경험치 없이 함부로 파다간
무령왕릉 꼴이 된다는 판단 아래
덜 중요해 보이는 3호분부터 파 보기 시자하고...
3호분에서도 금동신발과 환두대도가
뭔 동네 특산품 파는 것마냥 또 나오며
오묘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4호분에서는 아예 금동관모까지 나오며
무령왕릉 이후 역대 최대의 백제 발굴에
정점을 찍게 된다.
ㅎㅎ;; ㅈㅅ;; 진짜 나와버렸네;;
그렇게 이훈 연구실장은 백제 최고위층의 무덤이 모인
공주 수촌리 고분군을 발굴하는 영광을 누렸다.
2019년에는 섬세하게 세공된 금귀걸이가 나와
백제의 기술수준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더러운 황금지상주의
분명 역사에 남을 발굴임에도 불구하고
금동에 밀려 주목받지 못한 청동기 세트와...
끼야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안나온다며안나온다며안나온다며안나온다며안나온다며
농공단지를 만들기 위해 6만 평을 매입했는데
4만 평이 사적지로 지정되며 사업이 나가리된 공주시만
슬픔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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