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명태균 공천개입 정황 직접 통화 "尹, 김영선 해줘라 했다" 일파만파… '尹-明 커넥션'으로 국면 전환, 野 '탄핵' 시동

[이슈] 尹-명태균 공천개입 정황 직접 통화 "尹, 김영선 해줘라 했다" 일파만파… '尹-明 커넥션'으로 국면 전환, 野 '탄핵' 시동

폴리뉴스 2024-10-31 14:33:34 신고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음성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MBC]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음성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MBC]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가 직접 통화 한 음성을 공개했다.

당초 김건희 여사가 지난 총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 변경에 관여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시작된 공천개입 의혹은 이후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추가 폭로로 인해 윤 대통령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강씨는 명씨가 조작된 여론조사를 동원해 윤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고, 그 대가(약 3억7천만원)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윤 대통령의 음성이 담긴 통화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그것도 언론 보도가 아닌 민주당이 공개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선거개입' 정황 통화가 공개됨으로써 국면은 차원이 다른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김건희 여사에 집중되었던 '김건희-명태균 커넥션 리스크'가 '윤석열-명태균 커넥션 리스크'로 확장된 것이어서 정치적 파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김건희 리스크'에서 '윤석열 리스크'로 국면이 바뀐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윤 대통령의 '선거개입' 증거를 내놓으면서 '탄핵'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명씨,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권은 '탄핵 열차'를 본격적으로 운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尹, 재보궐 공천 발표 하루 전 명태균과 직접 통화.. 국힘 공관위, 김영선 전격 공천

더불어민주당이 10월31일 공개한 윤석열-명태균' 직접 통화를 공개했다. [사진=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10월31일 공개한 윤석열-명태균' 직접 통화를 공개했다. [사진=민주당]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원내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을 민주당이 공익제보센터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 확보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날 명태균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기 직전인 그해 5월 9일에 이뤄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통화 다음 날인 10일 김 전 의원을 공천한다.

재생된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말한다.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고 답했다.

통화 다음날인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공관위(위원장 윤상현 의원)는 경남 창원의창에 연고가 없던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고 김 전 의원은 당선된다.

지난달 5일 뉴스토마토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경남 창원의창 현역이었던 김영선 전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지역구를 김해로 이동해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하며 공천개입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졌다.

이후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씨가 조작된 여론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고, 그 대가로 3억7천만원의 여론조사 대금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통화 녹음은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당시 재보선 공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명 씨는 공천 당일인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당 음성파일의 진위에 대해 "당에서 책임을 지고 확인했다" 밝혔다.

이어 "제보자의 신원을 지금 공개하지는 않겠다. 신변 보호 절차를 밟고 있다"며 "(통신비밀보호법 저촉 여부 등) 법률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윤·명 통화 공개에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

민주 "윤, 불법 공천개입 물증" "국정농단 가득.. 다른 녹취도 수두룩해"

민주당은 통화녹음 공개 후 윤 대통령을 향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31일 인천 강화군에서 북한 대남방송 소음피해 주민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에게 전해들었고 아직 기사를 직접 보거나 (녹취를) 들어보진 못했다"면서도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통화녹음 공개 후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중한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며 "여권 일각에서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활동 자제 특별감찰관 임명 따위로 꼬리자르기 시도하지만 이는 명백히 불가능하단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입수한 다른 녹취엔 윤 대통령의 불법이 김건희 여사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두룩하다"며 "심지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녹음되던 그 통화 때 김건희 여사가 옆에 있었다고 명씨가 발언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녹취대로라면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2022년 6월 지선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보다 앞서 대선과 함께 치러진 2022년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의 뒷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녹취에서 명 씨는 김 전 의원 외에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3월 서초 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국정은 없었다"며 "온통 국정농단만 가득했다. 대선 경선부터 대선 본선에 이르기까지 취임전부터 취임 후까지 사적 채널이 강력하게 작용한 뒷거래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제 무엇으로도 덮을 수 없고 무엇으로도 멈출 수 없다"며 "강력한 심판만이 남았다. 민주당은 담담하게 당당하게 담대하게 국민과 함께 이 난관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통화음성과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통화음성과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尹, 당선인 시절 공천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 없어"

윤상현 "김영선 공천, 원칙·기준 따라…尹과 상의한 적 없다" "尹 발언 립서비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녹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31일 언론 공지에서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준석 당시 당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관위에서 (공천 자료를)들고 간 적이 없다"면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상의한 적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통화 녹음에 담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거는 '립서비스'로 본다"며 "명태균 씨가 하도 김영선을 거론하니 일종의 의례적인 말씀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명태균 "중간에 '당이 다 알아서 하겠다'는 내용 잘린 편집본"

이준석 "어디서 이준석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나"

명태균씨도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통화녹음을 중간 내용이 잘린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31일 TV조선에 따르면 명 씨는 "자신은 민주당에 녹음을 제공한 것이 없고, 녹음을 제공한 사람은 자신이 고용한 A씨 였으며, 일부만 공개된 것으로, 제공자는 (윤대통령과의 통화 중) 중간 내용을 녹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간에 있는 내용은 "당에서 다 알아서 하겠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어디서 이준석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냐"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의 해명 기사를 공유하면서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변명하다니, 말미잘도 이것보다는 잘 대응할 것"이라며 "용산에서 기자들에게 돌리면서 주절주절 첨부한 이준석 페이스북 내용은 이준석이 이준석에 대해서 해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윤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 그건 바로 그쪽이 해명해야 한다"며 "저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에 윤리위 걸어서 쫓아내려고 기획했던 자들이 어디서 이준석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나. 양두구육을 넘어서 이제 인면수심을 하려고 하냐"고 덧붙였다.

민주, 조국혁신당 '탄핵열차'에 동승? 조국 "국힘 특검 결단해야"

대통령실과 여권 인사들이 적극 해명에 나섰으나 이번에 공개된 통화녹음은 탄핵 트리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 이미 시동을 건 탄핵열차에 탑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국혁신당은 현재 탄핵소추안 작성에 돌입한 상태다. 빠르면 차주에도 공개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황운하 원내대표도 내달 9일 전후 탄핵소추안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실제 탄핵소추에 나서려면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인 150명 이상이 발의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집중하며 대통령 탄핵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자칫 정치 공세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하루 전만 해도 혁신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계획과 관련해 "민주당은 지금 탄핵과 관련해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며 "탄핵은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통화녹음이 공개된 만큼 김건희 특검법과 대통령 탄핵을 투트랙으로 하는 대정부 투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음성이 공개된 것을 두고 "대통령이 당 공천에 직접 개입했음을 자백한 셈"이라며 "의혹으로만 남았던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 확인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다들 아시겠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친박들을 공천하려고 했고 이를 이유로 기소되고, 처벌되고 탄핵됐다"며 "명 씨 사건을 맡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는 난망하다. 특검 외에는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직접 피해자인 국민의힘이 결단을 내려 특검 법안을 직접 내거나 야당 특검안에 찬성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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