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 한국진보연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한국진보연대,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31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10월 30일 오전 11시 경찰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의 집과 사무실 등에 대한 반인권적인 압수수색을 자행했다"며 "수십 명의 경찰을 대동하고 한국진보연대 사무실 7층을 봉쇄한 뒤 상근자들의 컴퓨터를 하나하나 열어보며 포렌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수색의) 이유는 수년 전 남북교류가 활발했던 시기 출판한 <북한 바로알기> 등 책 때문이라고 한다. 그때는 합법이었던 것이 이제는 불법이 됐는가"라며 "시민사회단체 전반을 위축되게 만들려는 의도이고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 폭락 국면을 전환하기 위함이다. 공안 탄압이라 여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정권과 공안당국은 국가보안법과 공안 위기가 정권 위기 탈출의 전가의 보도인양 휘두르고 있지만 궁지에 몰린 윤석열 정권의 발악에 넘어갈 국민은 없다"며 "윤석열 정권과 검찰은 지금 당장 국면 전환용 공안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경찰의 한국진보연대 사무실 압수수색에 입회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최석훈 변호사는 경찰이 12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한 결과 한 대표가 사용한 흔적이 있는 컴퓨터 한 대와 "똑같은 책 5권을 박스에 담아 들고 갔다"며 "1권만 가져가면 되는데도 그렇게 한 이유는 박스가 가벼워 모양이 안 살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크지 않은 아파트에 사는데 40명 가까운 경찰 조사관들이 집에 들이닥쳤다"며 "13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한 결과 교보문고에서 살 수 있는 사회과학 서적을 가져갔다. 저뿐 아니라 아내와 딸도 시민단체 활동가인데, 아내와 딸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포렌식했다. 나중에 압수수색 물품을 보여주는데 저랑 관계 된 것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경찰이 자신과 북한이 연락을 주고 받은 정황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때로 통일부가 불허함에도 불구하고 남북 화해 협력과 통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북이 중국 신항에서 또는 북경에서 만났다"며 "이명박 정권 들어 8차례에 걸쳐 저뿐 아니라 종교단체, 시민단체, 지원단체 활동가 수십 명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에 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공안당국에서 수십 명을 불러 조사했던 일을 다시 우려먹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진보연대는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진보당 등이 모여 2007년 발족한 조직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 등을 다른 단체와 함께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를 주도한 다른 단체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인데, 지난달 26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촛불승리전환행동의 회원 관리 프로그램 업체를 압수수색해 회원 6300여 명의 명단과 회비 납부 내역 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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