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멕시코 동남부 정글에 감춰진 마야 문명의 잃어버린 도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툴레인대 고고학 연구팀이 멕시코 동부 유카탄반도 서쪽에 위치한 캄페체주에서 피라미드와 원형극장, 도로, 운동장, 밀집 주택 등이 있는 거대한 고대 도시를 찾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유적이 연구를 주도한 대학원생의 구글 검색으로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논문은 고고학분야 국제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에 게재됐다.
멕시코 캄페체주는 마야 문명 무렵에 만들어진 도시가 다수 발견되고 있지만, 주의 동부나 캄페체주 동쪽에 인접한 퀸타나로오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아직 조사가 미흡한 편이다.
이에 툴레인대 연구팀은 최근 10년에 걸쳐 캄페체주를 중심으로, 레이저와 빛을 이용한 위치좌표 측정 시스템인 '라이다(Lidar)'로 공중 촬영을 하는 필드워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미국 툴레인대 박사 과정생 루크 올드 토마스는 구글 검색을 하다 멕시코 자연 보호국이 삼림 감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3년에 진행한 고품질 라이다 데이터를 발견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캄페체주 주변 약 130km 지역을 고고학적 기법으로 재분석한 결과, 상징적인 돌 피라미드를 포함해 경기장, 극장과 둑길, 거주 구역 등으로 구성된 복합 도시가 발견됐다.
주변 해안의 이름을 따 '발레리아나'로 명명된 이 유적은 면적이 약 16.6㎢(약 502만1500평)에 달해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 크기에 맞먹는다. 지금까지 발견된 마야 도시 중 해당 유적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칼라크물 다음으로 거대한 복합 유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레리아나 유적에서 다양한 크기의 건물 6764개가 발견됐으며, 서기 750년부터 850년에 걸쳐 최대 3만~5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드 토마스 연구원은 "구글 검색을 하다 16페이지 정도에서 우연히 만났다. 숲속 구조물을 지도화하는 라이다 조사로 광활한 지역을 고정밀로 빠르게 매핑할 수 있게 된 결과, 마야 문명 유적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정글 속에 화려하게 건설된 이번 유적이 마야인들이 죽기 위해 열대우림으로 들어갔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열대우림이 오히려 번성한 마야 문명의 터전 가운데 하나였다는 주장이다.
기원전 2천500년경 현재의 멕시코 동남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지역을 중심으로 발원한 마야 문명은 발달한 언어 체계와 고도의 문화를 향유했지만 물증 부족으로 정확한 소멸 원인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9세기경부터 마야 문명의 중부 지대 여러 도시가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특히 10세기 전후 첫 번째 소멸에 대해서는 지속된 내전과 인구 과잉으로 인한 환경의 황폐화, 가뭄 등으로 인한 식량 문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도시를 떠났을 것이란 학설이 유력하다. 주요 도시들이 버려지며 마야 문명은 크게 쇠퇴했고 떠난 후예들이 건설한 신 마야제국은 스페인 정복 시기와 맞물려 자취를 감추었다.
학계에서는 숲 지형에 특화한 라이다 기술을 통해 마야 문명 발굴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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