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가치 마이크로바이옴, '꿈의 신약' 경쟁

2조 가치 마이크로바이옴, '꿈의 신약' 경쟁

한스경제 2024-10-31 1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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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관련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제공
신약 개발 관련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개발된 신약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예정하고 있어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군을 의미하는 용어로, 성인의 경우 인체에 약 38조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인체 내의 미생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화학 합성 등을 통한 일반 약물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어 꿈의 신약으로 불리며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에 페링파마슈티컬스의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인 레비요타가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관심을 모았지만 전세계적으로 치료제 개발 현황은 더딘 편이다. 

국내 상황 역시 비슷하다.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개발되며 인기를 얻은 덕에 치료제로 오해를 받고 있지만 진정한 치료제는 아직 개발 단계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고형암 치료제를 목표로 'CJRB-10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국내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으며 연내 임상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폐암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어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발표될 임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FDA로부터 우울증 치료제 HEMP-001(후보물질 H20-01)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임상에서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위약 대조군, 이중맹검 방식으로 복용한 뒤 우울증 지표 개선, 마이크로바이옴 구성과 대사체 등 여러 항목을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항우울증제와 병용 투약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임상을 완료했다. 코리그룹과 이탈리아 제엘리 병원과 진행한 공동 연구에서는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를 관찰했다. 현재는 후속 연구를 위한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있다.

HLB그룹의 제노포커스 인수 소식까지 들리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HLB그룹은 최근 HLB, HLB파나진,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등 7개의 그룹사를 동원해 제노포커스의 지분 26.48%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LB를 중심으로 HLB 계열사들이 인수와 증자로 250억원을 투자하고 투자자 그룹이 550억원을 전환사채로 투자해 총 8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제노포커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일종인 갈락토올리고당을 만드는 효소인 락토아제를 생산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가진 기업은 전세계에 제노포커스를 포함해 단 두 곳뿐이다.

또한 최근 6년 동안 350억원을 투자해 마이크로바이옴과 효소 분야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HLB는 이번 제노포커스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효소 치료제라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큰 폭으로 성장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7년 말까지 연평균 54.8%씩 성장해 14억 6530만달러(약 2조 209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정부는 병원 기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해당 사업에 약 254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질병관리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1단계로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활성화를 위해 표준화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2단계에서는 희귀난치질환 진단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바이옴과 인체 간 상호영향 비교임상을 지원한다.

또한 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 6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인체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 예비타당성 조사사업'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에는 총 5000억원 이내의 예산이 투입되며 2026년부터 2033년까지 8년간  3단계로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가 부상하고 있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며 "시장의 선두주자들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전략적인 포지셔닝과 제조품질, 규제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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