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현정인 기자] 제약 사업으로 연매출 1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보령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바로 창업주 3세인 김정균 대표가 시행하고 있는 우주 사업 안정화와 승계 작업 마무리를 위한 지배력 강화다.
◇김정균 대표의 꿈 '우주' 순항하나
보령의 우주 사업은 김정균 대표가 신규 선임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같은 시기 사명 또한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변경하며 제약에서 헬스케어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의 일환이 바로 '우주'다.
우주 사업을 시작한 목적은 인류 건강에 필요한 기업으로 만드는 과정에 제약과 우주가 속해 있다고 판단해서다. 전세계적으로 우주 산업 시장이 커지면서 머크와 일라이 릴리를 비롯한 글로벌 빅파마들도 이미 우주에 진출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보령도 해당 사업에 진출해 우주에서 사람 건강을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찾고, 해당 기술의 연구와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령은 지난 2022년 2월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3년 12월 합작법인인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설립하며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주는 지구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밀한 약물 분석이 가능해 개발 시간 단축 및 고순도의 의약품을 만들 수 있어서다. 따라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치료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대표적인 계획 중 하나다.
일각에선 우주 사업에 대한 성과가 크게 보이지 않으며,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액시엄 스페이스가 재정이 악화돼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박기수 스페이스레이더 대표는 액시엄으로 인해 보령의 우주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경영난 소식이 전해진 것은 맞지만 최근에도 투자를 받았고 나사와 진행하는 사업도 있어서다. 액시엄이 도전하고 있는 우주 관련 프로젝트에서 결과(합격 또는 불합격)을 받기 전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령 또한 액시엄의 소식은 인지하고 있으나 우주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차질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박 대표는 보령이 액시엄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한국에서 독점권을 갖고 있는 만큼 사업 방향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수익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바라봤다.
◇매각으로 다수 현금 확보…홀딩스 지분 매입은
김정균 대표는 본업인 제약을 바탕으로 실적 상승세를 이끌며 신사업인 우주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지배력 강화'를 병행해야 할 시기로 분석된다.
보령의 지배구조는 김은선 회장→보령홀딩스→보령으로 이어져 있다. 김은선 회장은 김정균 대표의 모친인데, 김 대표의 보령홀딩스 지분은 김 회장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해서다. 이에 경영권을 위해 김정균 대표→보령홀딩스→보령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최상단에 김 대표가 위치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면 보령홀딩스 지분 매입이 필요하다. 지분 매입에 사용할 자금이 필요한데 업계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을 매각하며 얻은 자금이 활용될 것으로 바라봤다.
보령그룹은 지난 6월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80%를 유진PE·산은PE 컨소시엄에 약 3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인데, 이 회사가 김 대표의 회사인만큼 대규모 자금 확보가 가능했을 전망이다.
또 보령홀딩스가 지난 7월 보령빌딩을 케이원제26호종로오피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1315억원으로 매각하며 얻은 추가 자금도 있다. 여기에 보령 자회사인 바이젠셀의 일부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기간까지 종료되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는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의 일부가 승계 작업을 마무리 하는데 쓸 것으로 예상했다.
보령 측은 "바이젠셀 매각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보령바이오파마와 보령빌딩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은 미래 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일 뿐,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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