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HD현대오일뱅크가 환경 관련 투자를 늘리며 ESG 모범생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페놀 폐수 관련 재판과 지역 사회와의 대립은 막대한 투자와 성과의 빛을 바라게 한다.
HD현대오일뱅크의 2023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R&D 비용은 2021년 461억원에서 2023년 2004억원으로 4.3배 늘었다. 친환경 신사업 투자 비용은 91억원에서 1261억원으로 13.8배 급증했다. 대산공장 환경 시설투자는 262억원에서 52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환경 관련 이슈 발생 건수도 ‘0’건으로 줄어 들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1년 핵심 기술 구축과 솔루션 발굴을 위해 대산과 서울 등에 흩어진 기술개발 기능을 통합해 중앙기술연구원을 설립한 이후 지속적으로 R&D를 확대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역할을 강화하고, 2023년에는 대표 직속 조직으로 개편을 진행했다. 투자가 늘어난 만큼 누적 친환경 특허 개수는 2021년 2건에서 2023년 26건으로 증가했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생산 공정의 최적화, 친환경 기술 도입의 결과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751만 tCO2eq에서 2023년 639만 tCO2eq로 14.9% 넘게 줄었다. 총 에너지 사용량은 2021년 81만TJ에서 75TJ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0.09TJ에서 0.1TJ로 늘렸다.
HD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집중하는 사업은 화이트 바이오다. 화이트 바이오는 옥수수·콩과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화학제품이나 연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바이오디젤-바이오항공유-바이오케미칼’로 이어진다.
HD현대오일뱅크의 지속가능항공유(SAF)는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에는 연산 13만톤 규모 바이오디젤 공장을 상업 가동했으며 국내 최초로 올해 6월 일본에 SAF를 수출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27년 준공 목표로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를 활용한 바이오 항공유, SAF 전용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로 만드는 깨끗한 미래 달성을 위해 차근 차근 과정을 밟아가는 HD현대오일뱅크는 지역 사회와의 상생에도 적극적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총 사회공헌 비용은 20201년 67억원에서 2023년 142억원으로 늘었다. 임직원을 중심으로 김장 나누기, 후원금 전달,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맞춤형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분위기는 마냥 훈훈하지는 않다.
지난 13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서태안환경련)과 시민단체가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이 채택되지 못하자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대산 공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인접한 HD현대오씨아이 공장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돼 2022년 10월 HD현대오일뱅크에 1509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사안은 ‘물 부족에 따른 공업용수 재활용’의 건으로서 위법의 고의성이 없고 실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고 반박해 현재 HD현대오일뱅크 폐수 유출 혐의는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24년 6월에는 폐수 사건과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태안군의 군의회가 과징금이 신속히 집행돼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과징금 납부가 늦어지자 시민단체의 반발이 HD현대오일뱅크를 향한 것이다. 서산시의회는 ‘칠전리 부숙토 및 현대오일뱅크 페놀 관련 환경오염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한 판결'과 신속한 과징금 부과와 현대오일뱅크의 진정한 사과와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지난 7월에는 충남 서산 대산공단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인 안산공원 조성사업이 늦어지는 이유의 원인으로 주목받아 빈축을 샀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0년대 중반 육지를 매입하는 대신 공유수면을 메워 공장을 확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산공원 조성 등 사회공헌을 약속했다. 대산 안산공원 조성은 2017년 국회의원, 충남도, 서산시와 대산4사(한화토탈에너지스, HD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LG화학)가 지역발전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임원급 인사가 지역 이장단협의회, 발전협의회, 노인회 대표를 함께 만난 자리에서 “한화토탈에너지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3개사의 분담 확약 없이는 분담금도 못 내겠다”는 조건을 달아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최근 HD현대오일뱅크는 분담금 중 선납금 50억원을 입금해 사업의 물꼬를 텄다.
HD현대오일뱅크 본사 앞 집회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150억원 분담금 우선 납부 중 첫 번째 이행으로 나머지 50억원은 올해 말까지, 마지막 50억원은 2025년에 납부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실가스 배출은 줄었지만, 유해화학물질의 사용량은 2021년 60만톤에서 2022년 14만2000톤으로 2.36배 늘어 지역사회의 환경 부하는 독해진 셈이다.
서산시의회 칠전리 부숙토 및 현대오일뱅크 페놀 관련 환경오염대책 특별위원회(아래 환경특위)는 지난 5월 HD현대오일뱅크의 재판을 앞두고 "지역민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기업의 '이윤 창출 극대화'에 밀리면 안 된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재판부에 촉구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아래 서태안환경련)과 시민단체는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이 채택되지 못한 것에 대해 "현대오일뱅크는 진행 중인 재판과 관계없이 (과징금을) 내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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