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치지직은 정식 출시 5개월만에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어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의 양강 구도를 네이버 치지직과 SOOP으로 굳혔다. 고속 성장 과정에서 기존 플랫폼들이 겪었던 선정적 방송에 대한 논란도 급증했다.
지난 29일 오후 11시경 '치지직'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접속한 결과 수많은 여성 스트리머들이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며 방송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크 등의 주제로 진행되는 방송에서 여성 스트리머들 대부분은 상체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방송을 진행했다. 한 여성 스트리머는 속옷도 벗은 상태에서 '노브라' 방송을 방 제목으로 설정하고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해당 주제로 방송하는 스트리머들의 방송 패턴은 비슷했다. SOOP의 별풍선과 유사한 후원 재화 '치즈'를 보내면 선정적인 춤을 추거나 리액션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노골적으로 치즈 후원을 유도하는 스트리머도 있었다.
한 여성 스트리머는 1만5000원부터 75만원까지 나눠 다양한 리액션(노래·개인기·연기·섹시 댄스)을 제공한다며 후원 규칙을 설명하기도 했다. 속옷을 대놓고 노출하는 스트리머, 춤을 추며 치골을 보여주는 스트리머 등 대부분이 자극적인 방송을 진행했다. 쾌적한 시청 환경을 위해 일부 메시지는 필터링된다고 공지됐으나 시청자들은 댓글에 "만지고 싶다" 등 노골적인 반응을 보였다.
치지직이 선정성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공개 시범 서비스 기간 선정적인 성인 방송을 주로 하는 스트리머들의 방송이 송출되거나 성범죄자 등 범죄 전과가 있는 스트리머가 방송한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이후 네이버는 자체 음란물 신고 창구에서 문제가 되는 라이브 방송과 VOD(주문형 비디오)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플랫폼 운영 정책에 따라 성적 행위나 언행, 폭력·가혹 행위 등을 유해 콘텐츠로 분류해 이용 제한 조치를 한다. VOD콘텐츠에는 98.1% 확률로 유해 사진과 영상을 걸러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그린 아이'(Green-eye)를 적용해 24시간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고도 밝혔다.
치지직이 정식 출범한 후 신고된 영상을 내보낸 채널 가운데 '이용 제한' 조치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구갑)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치지직 내 신고된 라이브 방송 수는 7417개였는데 그 가운데 621개 채널(8.4%)만 주의·차단 조치를 받았다. 신고된 VOD는 1007개, 그 가운데 91개 채널(9.0%)에만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 이용이 제한된 채널은 없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콘텐츠들을 미성년자들도 아무런 규제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비회원 상태로 치지직에 접속했는데 앞서 설명한 노출 라이브 방송을 클릭 한 번만으로 쉽게 볼 수 있었다. 운동·댄스 등으로 주제를 설정해 속옷을 노출하거나 골반 아랫부분을 보여주며 방송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제재는 없었다.
치지직의 콘텐츠 관리와 모호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규제 부실에 대한 비난이 커질 전망이다. 치지직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여성 가슴이나 둔부가 완전히 노출된 경우 미성년자 제한 등급을 설정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나 모호한 가이드라인으로 이를 우회하는 스트리머들의 '벗방'(벗는 방송)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스트리머들은 지난 1월 '치지직 수위 테스트'를 진행하며 플랫폼 내 노출 허용 한계를 시험하는 모습을 보였다.
치지직은 약관 개정과 기능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해 쾌적한 스트리밍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VOD 서비스에서만 AI를 이용한 필터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라이브방송에서도 AI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해 보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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