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조직문화 개선의 핵심 수단으로 새로운 보상체계 마련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새 보상체계 구축을 위해 부서간 협업 인센티브를 신설하고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여러 방안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주주와 임직원에 보낸 사과문의 후속 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부회장은 당시 사과문에서 근원적 기술경쟁력 복원,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고치겠다고 약속했는데 새 보상체계 마련에 대한 검토는 조직문화 개선의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협업 인센티브의 경우 삼성전자에 고착화 된 부서간 이기주의 장벽인 사일로(Silo)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크게는 부품(DS)과 완제품(DX)으로 나뉘고, 각 사업부별로 조직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 사이에 성과 경쟁이 치열해 협업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어왔다.
현재의 복잡한 기술 수준에서 삼성전자 내부 협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 한 직원은 "삼성의 과거 기본 운영 전략은 한 명의 천재가 여러 사람을 이끌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이지만, 이제는 이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현재의 복잡한 기술 수준에서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 잘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분하는 차등 성과제를 도입하고, 기존 가~나 고과(최상위)와 다~라 고과의 연봉 인상률의 갭(Gap)을 더 크게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열심히 하는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을 극대화해 실질적 업무 동기를 심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검토 중인 RSU 제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현재 임원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장기성과 인센티브 제도가 이미 주가에 연동돼 있어 RSU 제도 도입의 실효가 적다는 의견이 있다.
또 도입을 하더라도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처럼 특정 직급 이상 직원들에게만 적용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
미국의 경우 고용 유연성이 높아 우수한 인재를 붙잡아두기 위해 RSU라는 보상체계가 적합할 수 있지만, 국내는 고용 안정성이 높아 해외 사례를 무조건 적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학계에선 삼성전자가 조직 규모를 먼저 효율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며 "조직을 좀 더 경쟁력 있게 탈바꿈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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