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방어 위해 이스라엘과 싸워"…'이란 대리군' 역할 부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새 수장이 된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셈 사무총장은 이날 알마나르TV가 방영한 사전 녹화 연설에서 "헤즈볼라는 누구를 대신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정치적 틀 안에서 짜인 우리의 계획에 따라 전쟁의 길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를 지원하지만 그 대가로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레바논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줄이려면 우리 땅에서 당장 물러나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치른 대가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수일, 수주, 수개월도 더 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방 언론에서 헤즈볼라는 이란의 '가장 견고한 대리군'으로 불리지만 이란 군부와 정부는 헤즈볼라가 독자적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한다.
카셈 사무총장은 또 전임자인 하산 나스랄라가 세운 의제를 따를 계획이라며 "이스라엘이 침략을 중단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적절한 조건 하에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아직 수용 가능한 제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조직의 이인자였던 그는 지난달 27일 나스랄라 피살 이후 한 달여간 사실상 조직을 이끌어 오다 전날 수장 격인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사무총장 자격으로는 이번이 첫 연설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동부 도시 바알베크와 주변 마을에 대한 대피령을 내리고서 4시간 만에 공습했다.
대피령 직후 수천명이 이 지역을 빠져나갔으며 인명 피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나바티예를 비롯한 레바논 남부의 여러 마을에도 새 대피령을 내렸다. 이 지역은 이미 몇 주 전에 대피령이 내려진 곳이다.
이스라엘 지상군도 남부 키암 마을로 진입을 시도하는 등 남부 주요 지역에서 더욱 깊숙이 이동하고 있다고 레바논 현지 언론이 전했다.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 NNA는 "전투기, 드론, 포병의 집중포화와 함께 이스라엘군이 진입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나바티예에서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부사령관 무스타파 아마드 샤하디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샤하디는 시리아에서 라드완의 작전을 지휘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테러 공격을 감독했다"고 주장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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