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보건복지위 첫 국감] 의정갈등 ‘답답’…정쟁으로 얼룩진 여의도

[22대 국회 보건복지위 첫 국감] 의정갈등 ‘답답’…정쟁으로 얼룩진 여의도

헬스경향 2024-10-30 20:45:00 신고

3줄요약
노인일자리, 장애인 편의시설 등
지난 국감 이후로도 개선 안 돼
피감기관 비협조·고압적 의원 눈살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의대정원 확대를 놓고 촉발된 의정 갈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첫 국정감사가 이달 7일~23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국감에서는 국민건강과 관련한 많은 질의와 질타가 이어졌지만 여야가 정치 공방에 매몰되면서 정작 중요한 의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또 피감기관장의 태도문제로 국감이 지연되거나 일부의원들의 고압적인 태도 등으로 국민의 피로감이 더해졌다는 지적이다.

■의정갈등…같은 얘기만 되풀이한 정부

국감 핵심이슈는 단연 ‘의정갈등’이었다. 대다수 의원이 ▲의대정원 확대 ▲의료취약지역 의대 신설 ▲의대교육과정 단축 등의 질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정부는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 ‘2025년 의대정원 변경계획이 없다’ 등 반복된 답변만 내놨다.

다행인 점은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의 당사자인 대한의학회 및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22일 여야의정협의체 참여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여야의원들은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와 의료계의 적극적 소통을 주문했다.

■보건의료전문가 많아 날카로운 지적

이번 복지위에는 의·약사 출신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보건의료 분야에서 비교적 날카롭고 예리한 지적 및 깊이 있는 질의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원료혈장 보관 ▲잠복결핵예산 지원 ▲의료기관평가시스템 ▲다제약물통합시스템 ▲신약급여 차등화 ▲맞춤형 치매선별검사 ▲마약류중독 재활과 치료업무 중복 ▲신의료기술 선진입·후평가제도 ▲심평원 병원별 사망률평가 공개 ▲한약성분 표기 ▲호스피스 완화의료 지역격차 해소 등 사회적 문제를 조목조목 짚으며 양질의 국민건강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국민건강 및 복지에 관한 여러 문제들을 지적했다. 특히 노인일자리, 장애인 편의시설 등 지난 국감 이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공격에 주요의제 소극적 논의

국감 중 일부 야당의원들은 피씨엘 김소연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연결고리, 자생한방병원과 대통령 부부의 유착의혹 등을 제기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대통령 부부와 엮어내려는 야당의원도 있었다. 이 때문에 ▲간병인 처우개선 ▲사적 간병비문제 ▲치매환자 및 가족관리 ▲마약류 중독자 치료·재활문제 등 중요한 의제에 대한 질의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국감서 지적된 문제, 여전히 제자리

윤석열 정부는 공공형 노인일자리가 아닌 사회서비스형과 민간형 노인일자리에 중점을 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시행 후 3년이 지났는데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또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한 문제도 다시 지적받았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카페, 편의점, 음식점의 90% 이상이 장애인편의시설 설치의무에서 면제되고 있어 비판받은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장애인 생활반경이 위축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료제출·태도문제로 장시간 실랑이

국민건강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을 다루는 국감이었는데도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미비와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실랑이가 이어졌다. 복지위원들은 아동권리보장원의 입양기록물 전산화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며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정익중 원장은 보고 받은 날짜부터 보고내용까지 제대로 대답한 것이 없어 국감장을 술렁이게 했다. 또 강중구 심평원장도 성의 없는 답변과 전문성 결여 논란을 일으키며 여야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번 복지위에는 의사 출신 의원들이 많아 보건의료분야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예리한 질문들도 여럿 나왔다.

■“대답 들을 필요 없다”는 일부 의원

국감은 피감기관 국정운영 전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검증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국가발전은 물론 국민복지 및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년처럼 이번 국감 역시 피감기관이나 공무원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태도는 그러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일부 의원은 피감기관에 질의해놓고 “대답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일축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신 합법화? 염료안전성 확보가 선행과제

종사자와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신·반영구화장 합법화문제’ 역시 국감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타투이스트를 참고인으로 부르기 전 국감에서 선행해 다뤄야 할 사안은 바로 문신용 염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부정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투이스트로 활동한다고 해서 무조건 문신을 합법화한다면 국가가 공업용 잉크를 인체에 주입해도 괜찮다고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본지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화장품원료안정성평가와 피부임상센터 및 의료기기 그레이존 관리·감독 강화 등 국민건강과 산업발전을 위한 부분도 함께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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