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의 발롱도르 수상이 불발되자 일부 팬들이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와 이름이 같은 선수를 비난하는 촌극을 벌였다
글로벌 매체 '트리뷰나'는 30일(한국시간) "발롱도르 시상식에 불만을 가진 팬들은 로드리고 데폴(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홋스퍼)를 로드리로 착각해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2024 발롱도르 수상자가 발표된 후 축구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테아트르 데 샤텔레에서 진행된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뽑힌 건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다니 카르바할은 각각 2, 3, 4위에 올랐다.
로드리와 비니시우스 모두 발롱도르를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먼저 로드리는 지난 시즌 클럽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면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로드리는 2024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조국의 우승에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비니시우스도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39경기 24골 11도움을 올리며 레알의 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0골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레알의 통산 14번째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다만 브라질 대표팀에서 비니시우스는 아쉬움을 남겼다. 브라질 대표팀으로 나선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와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비니시우스는 조별리그에서 경고 2장을 받아 8강전에 결장하면서 탈락을 막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인상 깊은 한 해를 보냈기에 누가 발롱도르를 수상할지 많은 관심이 쏠렸고, 최종 승자는 로드리가 됐다.
문제는 비니스우스와 레알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레알은 시상식을 앞두고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시상식에 불참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를 포함해 발롱도르 시상식으로 향하는 파리 비행 일정을 취소했다"라며 "이는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알이 예약한 비행기는 오후 3시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라며 "그들은 이미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자가 아니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나게 놀랍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에 레알 선수단이 모두 불참하자, 주최 측인 프랑스 풋볼도 시상식 자리에 두 선수의 명패를 빼버리는 강수를 뒀다. 레알은 올해의 팀, 그리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지만, 모두 실제로 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더 나아가 레알 선수들은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받아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레알 미드필더 에두아르 카마빙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축구 정치판이다"라며 "내 형제여, 네가 세계 최고의 선수이며 어떤 상도 달리 말할 수 없다. 널 사랑해"라고 비니시우스를 지지했다.
레알과 브라질 동료 에데르 밀리탕 역시 "비니시우스 너가 최고이고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 최고야"라며 비니시우스를 응원했다.
심지어 비니시우스의 원소속팀인 브라질 명문팀 플라멩구도 비니시우스를 지지하며 "우리는 누가 (발롱도르) 자격이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비니시우스 네가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지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 불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건 선수과 구단뿐만이 아니었다. 비니시우스를 지지하던 팬들은 로드리가 발롱도르를 타자 SNS을 통해 로드리를 비난을 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촌극이 발생했다. 매체에 따르면 몇몇 팬들은 로드리가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를 뺐었다고 생각해 그의 SNS에 찾아가 비난을 하려고 했는데, 로드리에겐 SNS 계정이 없다.
로드리는 "난 SNS가 필요 없어서 피한다. 내 시간을 낭비할 수 있고,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한다"라며 SNS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로드리를 비난하고 싶은 팬들은 벤탄쿠르와 데폴의 SNS에 찾아가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를 훔쳤다"라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로드리의 본명이 '로드리고(Rodrigo)'이기 때문이다.
로드리는 자신의 유니폼에 본명이 아닌 애칭인 '로드리'를 사용한다. 그래서 몇몇 팬들은 로드리의 SNS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름이 같은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로드리고 데폴의 SNS에 조롱과 비난 댓글을 다는 황당한 광경을 연출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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