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안녕하세요. 트리밍버드 대표 김민경입니다. 블로그에서 마켓으로 시작한 게 2016년이니 이 인사도 벌써 9년 차가 되었네요!
Q 대표님이 생각하는 놈코어 룩의 중요한 포인트는?
A 베이식하면서 편한 실루엣은 기본이고, 한 끗 차이의 디테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트리밍버드를 코트부터 알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발목까지 오는 긴 기장감을 찾는 분들이 좋아하셨어요. 묘하게 딱 떨어지는 길이에 커프스와 칼라에 더해진 작은 디테일들이 놈코어 룩을 완성하는 것 같아요.
Q 하나의 옷이 나오기까지 대표님의 손길은 어디까지 더해지나요?
A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관여하고 있어요. 콘셉트를 잡고, 레퍼런스를 찾으면 디자인팀과 미팅 후 스케치가 들어가고, 피팅도 직접 합니다. 제가 하고 싶고, 입고 싶은 것에 포커스를 맞춰요.
Q 트리밍버드 제품의 완성은 디테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집착 수준으로 맞추려 한 디테일이 있다면요?
A 너무 많은데… 청바지 실 컬러를 고르던 때가 생각나네요. 저는 가능한 한 소재랑 비슷한 색상이었으면 했는데, 샘플의 실이 제 눈에는 너무 새파랗거나 너무 하얗게 보였어요. 결국 블루 컬러 실을 한 보따리를 가져와 제가 직접 골랐죠. 또 코트 뒷면이나 가방에 큰 가죽 라벨을 자주 사용하는데 스티치가 너무 얇지도, 간격이 너무 넓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를 찾으려 했어요. 셔츠 제품의 칼라 부분은 각도와 양쪽 대칭이 정확히 맞아야 하는데, 꼭 눈에 거슬려서 자로 재면 0.5cm는 오차가 있더라고요. 참을 수 없어요, 하하.
Q 옷은 직접 입어봐야 태가 나죠. 꼭 입어보길 추천하는 제품이 있나요?
A 레이어드된 제품은 사진으로 그 매력을 모두 전하기 어려워요. 특히 와이드한 팬츠나 랩 팬츠는 직접 입고 걸어야 진정한 매력과 멋이 보이죠. 바람이 불고, 걸음으로 다리가 교차할 때 실루엣이 더욱 돋보이거든요. 그래서인지 혹자는 실제로 제가 착용한 영상을 따로 찾아본다고 하더라고요.
Q 워머, 실버 주얼리, 선글라스, 네일, 미니 백 등 액세서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가을·겨울에 잘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링 팁을 알려주세요.
A 겨울에는 아무래도 묵직한 아우터웨어가 룩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포인트로 모자를 많이 써요. 눈 바로 위까지 내려쓰는 비니나 눈을 거의 가리는 볼캡을 애용합니다. 곧 트리밍버드 겨울 시즌 아이템으로도 선보일 거예요. 또 한 가지 아이템으로 여러 스타일링을 하는 것도 좋아해서 목도리까지 두를 수 있는 모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트리밍버드 외에 함께 스타일링하기 좋은 브랜드나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A 많이 듣는 질문인데 특정 브랜드는 따로 없는 것 같아요. 맨 처음 블로그로 트리밍버드를 시작했을 때부터 익숙하고 정해진 도매 숍만 이용하지 않고 다양한 콘셉트의 숍 곳곳을 다니며 아이템을 하나씩 찾고 브랜드 색에 맞게 조합해왔어요. 지금도 아예 모르던 브랜드라도 저에게 잘 어울릴 것 같으면 도전해보는 편입니다. 그래도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살로몬 운동화가 몇 개 있어요. 깔끔한 놈코어 룩에 편하게 잘 어울리더라고요.
Q 여행도 자주 다니고, 자연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최근 눈에 담은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A 포항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바다 근처에 살아서인지 자연이 눈앞에 있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제 인생에서 떼 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최근에 좋았던 건 한강이에요.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가 서울로 올라온 지 이제 두 달 차인데 노을이 지는 순간에 다리 위로 전철이 지나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Q 브랜드 규모가 커지고 있어도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놓지 않고 있어요. 바쁜 와중에도 꾸준하게 SNS로 소통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나요?
A 트리밍버드를 시작할 때부터 쭉 해왔던 것이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DM도 가능한 한 확인하려고 하고, ‘무물’도 자주 하죠. 제품에 대한 반응을 가장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창구거든요. 사전 공개를 했을 때 반응이 좋은 제품이 실구매까지도 잘 이어져요. 제가 좋아해서 만든 옷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또 한 번 ‘잘하고 있구나’ 확신이 서요.
Q 체력이 엄청난 것 같아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나요?
A 운동을 따로 하진 않아요. 하지만 트리밍버드 옷을 직접 피팅하고, 촬영하며 보여드리고 싶은 핏이 있기 때문에 살이 조금 찐 것 같으면 식단을 하는 등 일정한 실루엣을 유지하려고 해요.
Q 트리밍버드를 사랑하는 버디라면 대표님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는데도 친근하게 반가워할 것 같아요. 실제로 만나면 대표님에게서 어떤 향기가 날까요?
A 톰 포드의 오드우드 향을 사용해요. 오래 써온 향수고 딱히 섞어서 사용하지도 않아요. 중성적이면서 차분하고, 묵직한 힘이 있는 향입니다.
Q SNS 댓글에는 늘 대표님만의 대비가 낮고 어두운 사진에 관한 질문이 하나씩은 있을 정도인데요. 사진 톤 조절하는 방법을 살짝 알려준다면?
A 아무래도 사진에 따라 조정하는 정도가 다르긴 한데 보통은 촬영할 때부터 밝기를 낮춰서 찍습니다. (아이폰 사용, 화면을 터치해 해 모양을 내린다.) 그리고 갤러리에서 밝기 등을 따로 조정해요. 노란 톤을 빼는 게 중요해서 온도를 내리고, 채도도 살짝 빼고 마지막은 선명도를 높여요.
Q 이제 성수동에서 트리밍버드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어요. 버디들이 놓치지 않고 경험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총 2층으로 구성된 플래그십 스토어예요. 트리밍버드 최초의 단독 매장이라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부터 소품까지 직접 신경 썼어요. 1층은 베이식하면서 이지한 느낌으로 트리밍버드를 모르던 분들도 쉽게 다가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고, 2층은 브랜드 색이 돋보이면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넓은 피팅룸과 포토존도 있으니 여유롭게 놀고 간다는 느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Q 해외 진출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싶은 지역이 있나요?
A 아직 계획은 없으나, 일본에서 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트리밍버드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직접 입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