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30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계열 분리하기로 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회장으로 전격 승진해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한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유경 사장은 2015년 총괄사장 취임 이후 9년 만에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에 올라섰다. <관련기사 5면>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정용진·정유경 신세계그룹 ‘남매 경영’ 시대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은 2019년부터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해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했다. 이마트 부문도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룹 주력사인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백화점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 분리를 위한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정기 임원 인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회장으로 취임하고 첫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회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 아래 역량 중심으로 인재를 적극 발탁했다. 실제 정 회장은 사장단 인사에서 이마트 부문 주요 계열사 대표로 이마트 임원진을 대거 전진 배치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수시 인사를 통해 지난 4월 신세계건설 대표를 교체한 데 이어 6월에는 이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 SSG닷컴 대표를 동시에 바꾸기도 했다.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경영에 발을 들인 정유경 회장은 이번 회장 승진으로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60개 주요 중견기업 중 1970년(1972년생) 이후 출생한 ‘여성 회장 1호’가 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한 것이며 그간 획일적인 인사 체계를 탈피한 조치”라며 “그룹 전체적으로는 인재 활용 폭을 넓히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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