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N번방’ 주범, 1심서 중형 선고

▲ 법원 로고.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서울대에서 발생한 딥페이크 범죄, 이른바 ‘서울대N번방’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주범 박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형사 재판에서 선고 형량은 검찰 구형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판결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국내 최고 지성이 모인 대학교에서 동문을 상대로 ‘지인능욕’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렀다”라며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고 범죄의 빌미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마치 사냥감을 선택하듯 피해자를 선정해 성적으로 모욕하며 인격을 말살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피고인들이 검거될 때까지 모든 남성 지인을 의심하며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사회생활을 해야 했다”라며 “이들은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 사진도 온라인에 올릴 수 없게 되는 등 끝없는 불안 속에 살아가야 해서 피해 회복도 불가능하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정신병적 증세로 범행했다며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증오심을 텔레그램이 보장하는 익명성과 집단적 분위기에 취해 변태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며 “보안성을 이용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오만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라고 질책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엄벌을 내림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늘날 텔레그램의 보안성을 이용한 범죄가 우후죽순으로 퍼지고 있지만 텔레그램의 속성상 이를 단죄하기는 어려워서 선량한 사회 구성원들은 SNS에 사진을 올리지 않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라며 “피고인들을 엄중하게 처벌해 법과 도덕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리고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