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부당대출로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에 앉혀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초 우리은행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기업문화 쇄신 대책을 내놓으며 외부 출신 은행장을 기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임 회장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내부출신이 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18일 2차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을 포함한 7개 자회사 CEO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잠정 확정했다. 6명 내외의 우리은행장 롱리스트에는 박장근 부행장과 유도현 부행장이 포함됐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앞서 지난달 27일 1차 회의에 이어 2차 회의에서 롱리스트 후보군을 압축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31일 회의를 거쳐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조 행장의 거취를 결정하면 롱리스트를 확정하고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차기 행장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박장근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10년 넘는 경력을 쌓았다. 1992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2007년 리스크총괄부 부부장으로 승진했고 2016년 리스크총괄부 부장, 2020년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2023년 3월부터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1968년생 유도현 부행장은 1994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2004년 전략기획부 과장, 2005년 인사부 차장, 2010년 우리아메리카은행, 2017년 런던지점 지점장 등을 거쳤다. 본점과 국내외 지점을 두루 경험한 이력으로 2023년 3월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7월 신설한 '관행·제도 개선 솔루션 액트(ACT)' 태스크포스(TF)의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신설 TF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100억원대 금융사고와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사건 등 후속 조치 성격으로 우리은행의 관행과 제도에서 과제를 선정해 업무 개선에 나선다. 임 회장이 우리은행의 기업문화 손질에 나선 가운데 유 부행장은 가장 측근에서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인물로 불린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 및 계열사 대표 선임을 위한 자추위를 개시했고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 운용한 바 있으며 이를 자회사 대표자 경영승계 계획에 반영했다"며 "전문가 심층인터뷰와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4단계를 거쳐 차기 행장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 14개 계열사 중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는 조 행장을 비롯해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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