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소위 ‘벌떼입찰’을 통해 확보한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건설할 때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공사 일감을 몰아준 '제일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제일건설이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총수일가 소유의 계열회사인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에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30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96억8900만원이다.
제이제이건설은 제일건설의 최대주주 유재훈과 그의 배우자 박현해 등 총수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부터 제이제이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시행사업) 및 건설(시공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소위 ‘벌떼입찰’ 등을 통해 확보한 공공택지에 ‘풍경채’라는 브랜드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영위하였다.
한편 제일건설은 그룹 내에서 아파트 시공사업을 단독 수행할 수 있는 신용등급과 시공능력을 갖춘 유일한 건설사로서 그룹 차원에서 확보한 공공택지 개발사업의 시공권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반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거나 소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수준에 불과하여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행할 시공역량이 없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일건설은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이 건설실적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자신이 시공권을 확보한 공공택지 개발사업 총 7건(제이제이건설 4건, 제이아이건설 3건)에서 합리적인 사유 없이 제이제이건설 또는 제이아이건설을 공동시공사로 선정하여 공동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지원행위를 통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으며, 주거용 건물 건설업 시장에서 경쟁상 지위를 크게 강화시킬 수 있었다.
제이제이건설은 2016년~2020년(위반기간) 동안 1,574억 원의 시공매출과 138억 원의 시공이익을,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2023년(위반기간) 동안 848억 원의 시공매출과 107억 원의 시공이익을 얻었다.
또한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제이제이건설은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크게 상승하였다.
이 행위를 "공공택지 분양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하였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총수일가가 소유한 계열회사에 합리적 사유없이 상당한 규모의 아파트 공사 일감을 몰아주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부당지원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며 말했다.
이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집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 기업집단에서의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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