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무지의 즐거움 = 우치다 다쓰루 지음. 박동섭 옮김.
사상가인 저자가 배움의 길에서 직면할 수 있는 여러 의문에 답을 들려준다. 특이한 점은 이 책이 처음부터 한국 독자를 위해 기획됐고 일본어판보다 한국어판이 먼저 출간됐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오랜 기간 교편을 잡은 저자는 독서하는 방법, 스승의 범위, 외국어 학습, 학문의 효용을 강조하는 풍토 등에 관한 견해를 알기 쉽게 그리고 다양한 예를 들면서 풀어놓는다.
50년 넘게 소통하고 글을 써 온 저자는 배우는 사람의 자세로 열린 태도를 강조한다.
"'자신이 설정한 엄격한 조건을 채우는 사람이 아니면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과 '만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각각의 식견을 배우겠다는 사람' 중 어느 쪽이 지적으로 성숙할 기회가 많을지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겠죠."
유유. 266쪽.
▲ 도플갱어 = 나오미 클라인 지음. 류진오 옮김.
성(姓)은 다르고 이름이 같은 나오미 울프(이하 '울프')라는 사회활동가와 거듭 혼동 당하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울프의 황당무계한 주장이나 음모론을 주시한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비평서다.
울프는 팬데믹 시기 특히 코로나19 백신이나 방역 정책에 관해 잘못됐거나 근거가 빈약한 정보를 유포하는 데 열을 올리는데 그런 그의 트위터(현 X) 팔로워는 빠르게 증가한다. 울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를 저자와 혼동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저자는 울프가 '도플갱어'(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 분신복제)와 흡사하다고 느끼기에 이른다.
저자는 자동완성 기능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알고리즘이 자신과 울프를 혼동하도록 사람들을 부추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은 가상 공간에서 난무하는 정치적 양극화와 이념대립,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사회상에 대한 비판 등으로 확산한다.
책은 현대사회의 진영들이 신빙성 있는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신 대립하는 상대방과의 대척점을 기준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거나 시비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개성 있는 문체로 꼬집는다.
글항아리. 6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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