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갤럭시AI’의 대항마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도입된 통화 녹음 기능부터 다양한 AI 활용 서비스 등이 공개되면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지만, 출시 연기 당시부터 예견됐던 한정적 기능에 따른 한계와 앞서 갤럭시AI와 유사한 서비스들로 단순 비교는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본격적인 경쟁은 올해 말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애플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기준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이 담긴 아이폰 운영체제(iOS) 18.1 배포를 개시했다.
이날부터 아이폰 15프로 및 아이폰16을 소유한 이용자들은 iO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몇가지 AI 기능을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업데이트 후 ‘애플 인텔리전스를 활성화하라’는 안내가 나오고, 이를 선택할 경우 순차적으로 승인이 난다. 이번 기능 추가는 영어만 지원하기 때문에 기기 및 시리(Siri)의 언어를 영어로 설정해야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12월에는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현지 영어를 추가한다. 내년에는 한국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추가되는 주요 기능은 쓰기 도구 개선과 알림 요약 기능 등 소수에 불과하나, 추후 도입되는 기능과 AI 아이폰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가장 큰 이목을 끌었던 신규 도입 기능은 애플의 첫 ‘통화 녹음’이다. 아이폰 출시 이래 줄곧 소비자들이 요구해 온 주요 기능 중 하나다.
이번 iOS 18.1에 추가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텍스트 교정이나 재작성과 같은 쓰기 도구와 텍스트 요약 기능이 포함됐다.
음성 AI 비서 시리의 전면 개편도 시작됐다. 이전에 음성만 지원하던 시리에 사용자 요청과 질문을 문자로 입력할 수 있게 됐다. 시리 UI도 바뀌어 활성화되면 화면 주위에 빛나는 테두리가 표시된다. 하지만 시리가 사용자의 개인적 맥락을 더 잘 이해하는 기능과 같은 다른 AI 기반 기능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메모장에서는 이번 iOS 18.1에 추가로 제공되는 전화 통화와 음성 파일에 대한 통화 녹음, 전사 기능을 AI 기능을 통해 요약할 수 있다. 또 사진 앱은 ‘추억 기능’을 사용해 특별한 여행 및 이벤트 등 기억에 남는 이벤트를 중심으로 사진과 비디오를 재구성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입력해 사진을 찾을 수도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현재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 맥스, 아이폰 16 시리즈, M 시리즈 아이패드와 맥, A17 프로 기반 아이패드 미니에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시리 언어를 영어로 설정한 사용자만 접근이 가능하다. 오는 12월 이후 더 많은 국가와 언어로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규제 영향으로 유럽연합과 중국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계획이 아직 없으며, 현재 애플은 두 국가와 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애플은 지난 주 iOS 18.2, 아이패드OS 18.2, 맥OS 세콰이어 15.2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여기에는 추가적인 쓰기 도구 기능과 맞춤형 이모티콘을 만드는 젠모지,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구글 렌즈 기능과 유사한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 챗GPT와의 통합이 추가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도구를 선사해 사용자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지평을 개척한다”며 “수년간 AI 및 머신 러닝 분야에서 이룬 혁신을 생성형 모델을 기기에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AI 없는 AI폰’으로 불렸던 만큼 이번 iOS 업데이트를 통한 ‘애플 인텔리전스’ 적용은 수많은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능적 한계와 갤럭시AI와의 유사성 등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애플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통화 녹음’이다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 이후 통화 내용 등을 녹음하고 이를 텍스트로 전환해 요약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통화 중 녹음 버튼을 누르면 상대방에게 녹음이 시작된다는 안내가 전해지는 것은 물론, 녹음 진행 시 주기적으로 상대방에게 녹음 진행 상황을 재차 고지하고, 통화를 마치는 순간에도 안내 음성이 나온다. 통화가 끝나면 사용자가 원치 않더라도 ‘애플 인텔리전스’가 자동으로 통화 내용을 받아쓰고 요약을 생성한다.
취사·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닌, 자동으로 이뤄지는 기능들이라는 점에서 실제 활용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에서 원치 않는 피사체의 모습을 지울 수 있는 ‘청소’(clean up) 기능의 경우 사진 내 존재하는 피사체나 배경을 AI 기능을 통해 삭제 및 편집할 수 있지만, 모두 갤럭시AI에서 이미 선보였던 만큼 새로움이 덜하다는 평가다.
이에 애플은 챗GPT와의 결합, 맞춤형 이모지(그림문자) 생성 등 애플 고유의 인공지능 기능을 연말 이후에 선보이는 한편, 지원하는 언어도 내년 4월 이후로 본격 확대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비교는 다음 업데이트가 이뤄진 시점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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