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까지 장기 프로젝트 발표…사업비 조달책은 미흡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세계적인 영화·영상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전북 전주시가 향후 10년간 5천750억원을 관련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거점별 특화 구역을 연결하는 '펜타곤 벨트'를 구축해 부산 등 경쟁 도시를 제치고 글로벌 영화·영상 수도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장기 프로젝트다.
하지만 재원 조달 방안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30일 '전주시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을 발표했다.
글로벌 영화촬영 거점 조성(2천330억원), 미래영화영상 기술 혁신(1천100억원), 세계적 영화관광도시 조성(1천300억원), 강한 영상산업 생태계 마련(1천20억원) 등 4개 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총망라한 10개년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이날 발표 내용에는 재원 마련책으로 100억원 규모의 영상진흥기금 조성과 신규 문화펀드 1천억원 투자 유치 등이 거의 전부다.
이마저도 사업비 대부분을 정부나 기업 등 외부에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전주시 재정자립도는 21.73%로 전주시와 비슷한 규모의 자치단체와 비교하면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정 건전성이 취약해 사업비 매칭 없이 '홀로서기'가 힘든 데다 만약 민선 9기 시장이 바뀌면 이 사업은 좌초될 공산이 크다.
우 시장은 "재원 조달은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서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사업을 먼저)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계획을 수립·추진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이뤄진다고 본다"며 "전주가 많은 꿈을 꾸는 게 미래를 위해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사업계획을) 잡은 이유도 국가 공모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겠냐는 지적에 대해선 우 시장은 "천년 전주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20∼30년 앞을 내다보고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일각에서는 "영화·영상산업을 키우려는 정책은 이해하지만 5천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 자칫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장밋빛 청사진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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