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안방에서 처음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애뉴얼 어워즈에서 올해의 축구협회상을 일본축구협회에 내줬다. 한국 축구 행정이 꾸준히 헛발질해온 결과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진행된 AFC 애뉴얼 어워즈 서울 2023에서 올해의 축구협회상 후보에 올라 일본축구협회, 이란축구협회와 경쟁했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AFC 애뉴얼 어워즈는 아시아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행사다. AFC는 매년 축구 발전과 인프라 확장, 리그 운영, 청소년 축구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낸 협회를 선정해 올해의 협회상을 시상하는데 한국은 일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사실 대한축구협회는 이 상을 받은 적이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올 초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 결여 논란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반면 일본축구협회는 경기장 안팎에서 업계의 모범 사례를 지속해서 받아들이며 AFC의 국제 대회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 AFC는 “일본축구협회는 우수한 거버넌스를 도입한 모범적인 협회였으며 국내 대회를 통해 모든 수준에서 축구 개발 활동을 진전시키는 데 앞장섰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자리에 참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축구 국가대표팀 선임 과정 논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지만,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을 표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무리가 있다. FIFA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파트너십 관계다. 그런 만큼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안방에서 씁쓸함을 남긴 가운데 정작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건 구성원들인 손흥민(토트넘)과 박윤정 여자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 감독이었다. 손흥민은 올해의 남자 국제 선수로 선정됐다.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AFC 회원국 선수 중 빼어난 기량을 발휘한 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손흥민은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 이어 4번째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지난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2년 연속 이 부문 수상자를 배출했다.
AFC는 손흥민이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으며 17골 10도움으로 활약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준결승행을 이끌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등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한 점도 인정했다.
박윤정 감독은 올해의 여자 지도자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축구인이 AFC 어워즈에서 여자 지도자상을 받은 건 지난 2010년 여자 U-17 대표팀의 김태희 코치에 이어 2번째다. 박윤정 감독은 35세의 젊은 나이에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지난 3월 U-20 여자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4위로 이끌었고, 지난달 콜롬비아에서 펼쳐진 U-20 월드컵에선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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