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은행(BI)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오는 31일 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1년6개월물(300억원)과 2년물(200)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30~+30bp(1bp=0.01%)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오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1000억원) 상환에 쓰인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며 인수업무에는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참여한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 기업이다. 지난 2022년에는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국내 편의점 1위, 2위인 CU, GS25를 추격하는 듯했으나 작년말 기준 점포수는 오히려 격차가 벌어졌다.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확장이 어려워진 탓이다.
국내 유통업은 이커머스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대형마트 등 대표적인 오프라인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1인 가구 확대 및 근거리 접근성 등에 힘입어 여타 오프라인 유통업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보였다.
편의점 업계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가운데 코리아세븐의 부진은 사실상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모두 잃었다는 의미다. PB상품 개발 등을 통한 이익 개선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동종업계에 격차 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코리아세븐, M&A 실패…차입부담만 늘어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 인수 등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실패’로 정의된다. 그간 통합 작업(미니스톱→세븐일레븐 전환 등)으로 비용지출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도 이익 개선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2019년 코리아세븐의 총차입금은 5197억원에서 지난 2022년 1조15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조2145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다.
인수합병(M&A) 후유증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대가다. 편의점 업계가 오프라인 유통업 중에서도 이커머스 성장의 영향을 덜 받지만 경쟁강도가 높은 산업인 만큼 통합 이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도 의문이다.
코리아세븐은 재무불안과 적자 지속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채권시장 환경 조성에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중한 단기차입금 비중을 축소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3년만에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 이유다.
코리아세븐은 신용등급은 ‘A0, 안정적’으로 시장조달에 나쁘지 않은 등급이다. 다만 코리아세븐이 강조하고 있는 통합 효과를 투자자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에 따라 이번 공모채 수요예측 결과도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이 차입금모를 더 늘리면 추가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있다”며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에 주력하면서 차입부담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븐일레븐은 CU나 GS25 대비 경쟁력이 약해 통합 효과가 어느 정도 발휘할지 여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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