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수 제2, 3야당 "노다에 투표 않을 것"…'제1당 총재' 이시바, 총리 재지명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총선인 중의원(하원) 선거 이후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가 다음 달 11일 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리지명 선거에 '캐스팅 보트'를 쥔 야당들이 12년 만의 정권 교체와 총리직 복귀를 노리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다.
야당들이 전부 노다 대표를 지지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지만 의석수 제1당 자리는 지킨 자민당 총재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가 계속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지 방송 NHK에 따르면 입헌민주당의 노다 대표는 이날 도쿄 국회에서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의 바바 노부유키 대표와 회담했다.
노다 대표는 이 회담에서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정권을 바꿀 큰 기회"라면서 총리지명 선거에서 상위 2명의 결선 투표가 진행되면 자신에게 투표해달라고 협력을 요청했다.
노다 대표는 2011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년여간 민주당(입헌민주당 전신)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냈으며 이번 선거에서 입헌민주당이 약진하면서 다시 총리에 도전한다.
바바 대표는 회담 뒤 기자들을 만나 "대의와 구체적인 정치개혁안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다"고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바바 대표는 전날 방송에 출연해서도 "외교와 안보, 에너지 정책, 헌법 개정에 관한 인식이 일치하지 않는 한 협력하지 않는다"면서 노다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시바 현 총리에게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제3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도 이날 당 집행위원회를 열어 총리지명 선거에서 1차와 결선투표에서 모두 자신에게 투표하도록 할 방침을 설명하고 당의 동의를 얻었다.
다마키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무효표가 돼도 결선투표에서 다마키라고 쓰겠다고 했다.
국민민주당 의원들이 결선투표에서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하면 전부 무효표가 돼 제1당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가 총리로 재지명된다.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는 개헌과 안보, 에너지 정책 등 주요 정책에서 입헌민주당과 입장차가 뚜렷해 입헌민주당 중심 협력이 어려운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자민당도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다시 총리로 지명되도록 국민민주당과 정책 협력을 논의하는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자민당과 공명당은 정권 유지를 위해 연립정권을 확대하는 대신 국민민주당과 경제정책 등 정책별로 협력하는 '부분 연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총리 지명선거에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총투표수의 과반을 얻은 의원이 총리로 선출된다.
과반 득표 의원이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치른다.
지난 27일 총선에서 자민당(191석)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24석)은 합쳐서 215석을 얻어 중의원 465석의 과반인 233석 달성에 실패했다. 입헌민주당 의석수도 148석으로 과반에 크게 못 미친다.
일본유신회는 이번 선거에서 38석, 국민민주당은 28석을 각각 얻었다.
각 당 대표가 모두 총리 선거에 나서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결선 투표가 실시되면 1994년 이후 30년 만이 된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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