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민법 규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TBS,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고등재판소는 이날 동성 커플 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에서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규정이 헌법 14조(법 앞의 평등)와 헌법 24조(결혼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일본에서 2심 재판부가 동성 결혼 불인정 규정을 '위헌'으로 판단한 사례는 올해 3월의 삿포로 고등법원에 이어 두 번째다. 도쿄고등재판소는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규정이 헌법 14조와 24조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일부 인정했으나, 국가의 배상 책임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해 1심에서 현행 민법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으나, 동성 커플이 가족이 될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위헌 상태'(시대적 변화를 고려하면 헌법이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로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전국 5개 지역에서 동성 결혼의 법적 인정 여부를 둘러싼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판결까지 포함해 총 8건의 판결이 내려졌으며, 그중 7건이 '위헌' 또는 '위헌 상태'라는 판단을 내렸다. 동성 결혼 금지 규정을 '합헌'으로 판단한 것은 오사카 지방법원이 유일하다.
한편 일본 지방자치단체는 '동성결혼' 대신 '성소수자 파트너십 제도'를 발빠르게 도입했다. 현재 470개 시 단위 지자체(10월 1일 기준; 일본 인구 약 89%에 해당)에서 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파트너십 제도'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동성 커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증명서를 발급해 병원에서 가족으로 대우받는 등 일정한 권리를 보장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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