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수사기관 추적 피하는 방식으로 회합"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북한 공작원과 회합하고 수년간 연락을 주고받은 혐의로 법정에 선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 대표에게 2015년 11월 27일 이전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이후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북한 공작원의 실체를 알지 못했고 순수한 동기에 의해 평화 통일과 농민운동의 일환으로 회합했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방식으로 회합을 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북한 공작원의 실체에 대해 알 수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주고받은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 내부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는 형식이지 통일을 위한 북한 내부의 문제점이나 북한의 인권 개선책에 관해서는 내용이 없다"며 "순수한 동기나 목적에 의한 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2015년 11월 27일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게 있고, 그 판결에 대해 이전에 범한 범죄사실과 확정판결 이후의 범죄사실을 나눠서 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나눠서 판결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2013∼2019년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 A씨와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장사·장자제(張家界)에서 회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하 대표가 회합 일정 조율, 국내 주요 정세 등 보고를 위해 A씨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 대표는 이메일에서 '음어'(陰語)를 사용하고 A씨에게 '강성대군'이라는 문구가 쓰인 김정은 집권 1주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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