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상에서 발견된 7만여 개의 운석 가운데 기원인 천체가 특정된 것은 전체의 약 6% 정도에 불과하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유럽 유럽남방천문대(ESO), 체코 프라하 카를대 연구팀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서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의 약 70%가 소행성대(메인벨트)에 있는 소행성이 일으킨 세 번의 충돌에서 유래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 편의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 대부분은 '일반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s,O-콘드라이트)'라고 불리는 운석으로, 금속함량에 따라 다시 H형, L형, LL형으로 세분된다. 운석 전체의 약 40%는 철 함유량이 많은 H형 콘드라이트이고, 약 35%는 철 함유량이 비교적 적은 L형 콘드라이트, 그 외의 LL형을 포함하면 운석 전체에서 차지하는 콘드라이트의 비율은 80%가 넘는다.
또 운석이 지구에 낙하할 때까지 받은 우주선(cosmic ray)을 측정하는 우주선 조사 연대에서는 콘드라이트 대부분이 상당히 단기간의 우주선에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특징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 대부분이 공통의 천체에서 유래해, 비교적 최근에 천체로부터 분열했음을 시사한다.
운석 대부분이 화성과 목성 항성 궤도 사이에 펼쳐진 소행성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연구팀은 소행성대에서 과거에 발생한 천체 충돌과 분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천체의 궤도운동을 컴퓨터 모델로 시뮬레이션해 지구로 날아온 운석이 어느 소행성군에서 기원했는지 분석했다. 소행성군이란 유사한 고유 궤도 요소를 가진 소행성 집단으로, 과거 소행성의 충돌로 생긴 것과 우연히 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구성된다.
연구 결과,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H형 콘드라이트의 대부분은 '코로니스 소행성군'과 '카린 소행성군'에서 유래했고, L형 콘드라이트 대부분은 '마살리아 소행성군'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3개 소행성군에서 유래한 운석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의 약 70%를 차지한다.
네이처에 실린 두 편의 논문 중 하나의 최대 저자인 미로슬라브 브로즈 카를대 교수는 "우리는 소행성대에 있는 3개의 소행성군을 특정했다. 이는 오늘날 지구에 낙하하는 운석의 가장 중요한 발생원"이라고 말했다.
H형 콘드라이트를 생성한 충돌은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것으로, 코로니스 소행성군에서 약 760만 년 전에 일어난 충돌과 약 580만 년 전에 일어나 카린 소행성군을 형성한 충돌로 인해 발생했다. 또 L형 콘드라이트의 기원인 마살리아 소행성군에서는 약 4억 6600만 년 전에 큰 충돌을 겪은 후 약 4000만 년 전 두 번째 충돌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은 이 중 약 4000만 년 전에 일어난 충돌에서 유래한 파편일 가능성이 높다.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이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이유는 소행성 충돌로 생긴 미세한 파편은 소행성군에서 밀려나 수천만 년을 거치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또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는 대부분 탄소질이다. 탄소질 운석은 대기권 돌입 시 불에 타기 쉽기 때문에 비교적 열에 내구성이 강한 콘드라이트가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유래한 소행성군에 대해서도 분석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와 이전부터 알려진 달이나 화성에서 유래한 운석을 종합하면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운석의 약 90%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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