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일건설이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총수일가 소유의 계열회사에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몰아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97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30일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회사의 최대주주 일가가 소유한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을 합리적 이유 없이 각각 각각 4건, 3건의 공공택지 개발사업에 공동시공사로 선정해 공동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제이제이건설은 2016~2020년에 1574억 원의 시공 매출과 138억원의 시공이익을 얻었다. 총 시공 매출에서 위반을 통해 얻은 시공매출 비중은 83.3%에 달했다. 제이아이건설은 2017~2023년에 848억원의 시공 매출과 107억원의 시공이익을 냈다. 이 회사 총 시공 매출의 49.3% 수준이었다.
이에 제이제이건설은 시공능력순위가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크게 올랐다.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공공택지 1순위 청약자격 요건인 3년간 300가구 주택건설 실적을 손쉽게 충족시켰다. 실제로 각각 공공택지 추첨에 당첨되기도 했다.
제일건설과 종속회사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제일건설 그룹은 중견 기업집단에 속한다. 제이제이건설은 제일건설의 최대주주인 유재훈 전 제일건설 사장과 그의 배우자 박현해씨 등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부터 제이제이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건설은 그룹 내에서 아파트 시공사업을 단독 수행할 수 있는 신용등급과 시공능력을 갖춘 유일한 건설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총수일가가 소유한 계열회사에 합리적 사유없이 상당한 규모의 아파트 공사 일감을 몰아줘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부당 지원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집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 기업집단에서의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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