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그리고 비트코인 반감기와 같은 중장기적 요인이 결합하면서 비트코인이 밤 사이 1억 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정책이 향후 비트코인의 상승 또는 조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예기치 않은 조정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억83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자정을 기점으로 1억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새벽 4시경 1억200만원까지 오르는 등 큰 폭의 시세 상승을 그리고 있다. 불과 이틀 사이 7% 넘게 상승하면서 1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비단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7만3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먼저 내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모두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촉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서로 상반된 정당의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장을 규제보다는 육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가상자산 업계를 억압해 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개리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거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의 해리스 부통령 또한 가상자산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규제 완화와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 대선 후보들의 가상화폐 공약이 공통적으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점 역시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연준은 경기 침체 우려와 물가 안정화를 이유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하는 자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연준의 금리 결정이 가상자산 시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6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가격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보다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 상승을 설명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지난 4월 발생한 비트코인 반감기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로, 이는 비트코인의 공급 감소와 희소성 증가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반감기가 발생한 후 수개월 동안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존 멜턴은 "반감기는 비트코인 수급에 변화를 가져오며,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장기적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과거에도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이 상승 흐름을 보인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상승 잠재력 높지만 높은 가격 변동 리스크…불확실성에 투자주의보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상승 잠재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자산임을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장기적 상승 요인을 갖추고 있지만, 동시에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를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할 경우, 예기치 않은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과 금리 인하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통해 비트코인의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인 펀드스트랫(Fundstrat)의 애널리스트 톰 리는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단기간에 큰 폭의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비트코인 투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분산투자 전략이 필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장의 주요 이벤트, 즉 대선과 연준의 금리 결정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 수익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대선 후보 모두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가격 상승 폭은 대선 후 첫 연준의 금리 정책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기존 금융시장과의 상관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호 한국 블록체인협회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은 이제 글로벌 경제 흐름에 영향을 받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단순히 단기 가격 상승에만 주목하지 말고, 전체 경제 흐름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