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DEI(Diversity·Equity·Inclusion)가 기업의 핵심 경영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영국 금융감독청이 금융사의 DEI 강화 필요성을 인식, 관련 감독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구성원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가치가 DEI 임을 인식하고, DEI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인 기반 마련과 함께 조직 내 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ESG가 강조되면서 ‘사회’ 및 ‘지배구조’ 요소와 밀접한 DEI가 새로운 경영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DEI란 다양성(Diversity)·형평성(Equity)·포용성(Inclusion)의 약자로, 조직 내 다양한 특성·배경 및 경험을 인정 및 존중하는 문화(다양성), 동등한 기회와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조건(형평성), 개인이 배제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환경(포용성)을 말한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McKinsey)'는 DEI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성은 재무적 성과로 이어진다고 발표했다.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경영진 내 성별 다양성이 상위 4분위에 속한 기업은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하위 4분위 기업보다 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 역시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고가 혁신을 20% 향상시키고 위험은 30%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80%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요 가치로 표방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인력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홍보대행사인 'PR 뉴스와이어(Newswire)'는 DEI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75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154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영국 금융감독청(FCA·Financial Conduct Authority)은 조직 내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집단적 사고로 인해 금융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인식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감독체계 마련을 위해 일련의 준비 절차 시행하고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2023년 9월 공개협의안을 발표하고, 올해 말에는 최종감독·규제안을 마련 후 2025년 시행해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를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KB금융그룹이 DEI를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채택하고,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먼저, KB금융지주 ESG위원회는 그룹 내 다양성 관련 지표 및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성 중장기 추진전략인 ‘KB Diversity 2027’을 수립했다. ‘KB Diversity 2027’은 2027년까지 ‘다양한 계층 포용’과 ‘양성 평등 구현’을 우선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지향하며, 이를 위해 KB금융그룹은 채용·성별·역량에 대한 다양성 목표를 설정했다.
먼저 채용 다양성을 위해 다양한 계층의 채용 비율을 15%로 설정했으며, 성별 다양성을 위해선 여성 리더(경영진 및 부점장) 목표 비율을 20%로 설정했다. 이어서 역량 다양성을 위해 여성 핵심 전문인력(본부팀장 및 은행 기업금융 팀장) 비율을 30%까지 올릴 방침이다.
KB금융의 여성 인재 비율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7년 성별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 수치(여성 경영진 비율: 20%, 여성 부점장 비율: 20%, 본부 여성 팀장 비율: 30%, 본부 여성 팀원 비율: 40%)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개선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B금융은 다양한 계층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 채용 시 우대 가점 적용, 보훈 및 특성화고 부문 특별 채용 제도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에게 채용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민간기업의 지분 투자를 받아 발달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인 ‘브라보비버(Bravo, Beaver)’와 협업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고자 ‘장애인고용컨설팅센터’와 협업해 장애를 가진 직원의 직무를 발굴하고 훈련센터와 연계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KB금융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조직 내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KB금융의 그룹문화인재개발센터는 매년 전 임직원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진단항목은 핵심지표와 연관지표로 구성되며, 그룹 내 다양성 가치에 대한 인식 수준을 진단해 지표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개선 방안을 도출한다.
KB국민카드는 조직문화 진단을 통해 다양성·포용성·개방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고, 이를 증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조직문화 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3년 6월 ‘할말할위원회’를 설립해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된 임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2023년말까지 위원회를 총 3회 개최했으며, 매회 도출된 의견은 홍보 프로그램에 반영해 직원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KB금융은 임직원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해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자유로운 소통을 주제로 대표이사와 직원들 간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익명 오픈채팅방 개설과 해외 현지 임직원을 위한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그룹 내 소통을 강화했다.
더불어vKB데이타시스템은 대내외 소통 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 기업 블로그, 유튜브 및 사내 커뮤니티 채널 ‘다IT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내 독서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독서모임, 도서지원 프로그램, 작가초청 문화행사 등을 진행하여 ‘2023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취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금융은 임직원의 성과가 정당한 평가와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의 개별 평가는 개인 평가, 상향식 리더십 평가, 동료 평가, 애자일 성과관리 등 4개의 평가로 진행되며, 임직원의 성과·역량·협업능력 향상을 위한 육성형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등급형 상대평가’, ‘협의형 평가’, ‘평가결과 본인확인 제도’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DEI 문화는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KB금융그룹은 DEI 가치 확산을 위한 조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실천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승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향후 영국처럼 국내에서도 규제적 접근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국내 금융사는 성별을 넘어 다양하고 효과적인 DEI 활동을 추진하고, 구체적인 목표 수립과 성과 관리를 위해 DEI 데이터의 수집·분석·활용 강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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