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을 종이에 빼곡하게 적어온 배우. 명절 잔칫상 같은 작품에서 식혜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 강렬하게 내세우기보다 이해와 존중으로 한발 물러서는 배우. 옅게 채색해왔기에 여백이 많은 게 장점인 배우. 연기만큼 자신을 돌보는 삶이 중요한 배우. 그런 배우 연우진.
“일단 전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 속에서
그래도 잘 쓰이는 배우로서 계속 존재해왔다고 생각해요.”
<정숙한 세일즈>가 곧 방영합니다. 출연한 드라마가 방영을 앞둘 때 배우의 마음은 어떤가요? 작품이 공개될 땐 항상 설렘 반 긴장 반이에요. 특히 이번 작품은 선배님들이 많아서 물어봤는데, 선배님들도 똑같이 느끼시더라고요. 수십 년을 연기하셨는데도 ‘첫방’을 앞두고는 떨리는 마음이 크다고. 그만큼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그런 긴장감을 몇십 년이 지나도 유지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하죠.
이번 작품은 선배님들이 많아서 새삼 달랐을 듯해요.
전 맛있는 재료, 좋은 재료를 볶고 가공해서 요리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해요. 이번 작품은 다른 작품과 달리 명절 음식 같아요. 햅쌀로 갓 지은 따뜻한 흰쌀밥에 나물 반찬, 고기 반찬 푸짐하게 차려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한 상이요. 풍성한 한 상을 느끼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죠.
명절 음식은 가짓수가 많잖아요. 연우진 님은 그중에서 어떤 음식일까요?
전 명절 음식 맛있게 먹고 마지막으로 한 끼를 음미할 수 있는 달콤한 식혜 같은 느낌이 아닐까요.(웃음)
산적 같은 대표 음식이 아닌 왜 식혜인가요?
드라마가 1990년대 농촌 생활을 그리는데 제 캐릭터는 약간 이질감이 있어요. 외지에서 살다 와서 초반에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 점이 포인트예요. 그런 이질적인 면이 드라마의 활력소가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같이 어우러진 음식보다 조금 떨어진 후식 느낌으로 바라봐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사전 정보를 보면 드라마가 약간 코믹한 느낌이고, 맡은 배역도 재밌는 부분이 있어요.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기본적으로 밝음과 코믹한 부분이 있어서 처음에는 저도 모르게 연기할 때 오버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초반에 감독님께서 그걸 많이 눌러주셨죠.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한 힘이 있으니 캐릭터 자체가 그럴 필요는 없다는 거죠. 상황만으로도 너무 웃기거든요. 우리 드라마가 그 당시에는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성에 대해 자주 얘기해요. 그런 상황이 주는 재미가 있으니 연기적으로 더하지 않아도 흥미롭죠. 그게 우리 드라마의 힘이에요.
어떤 면에서 심적 부담이 줄었겠네요. 하던 대로 잘하면 되니까요.
맞아요. 다른 배우분들이 알록달록함을 맡는다면 전 오히려 그것들을 한 번씩 눌러주는 조금 다른 톤&매너로 접근했어요. 제가 나올 때만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고민하지 않게 조언해주셨죠. 편집본을 보고 나니까 왜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충분히 알겠더라고요.
웃긴 상황에 놓일 뿐이지 캐릭터 자체가 웃긴 건 아니네요. 코믹 연기까진 아니어도 기존과 다른 연기를 위해 도전한다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일단 드라마의 내용 자체와 분위기가 좋았어요. 사극이나 시대극을 하면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상상 속에서 펼쳐야 하는데, 1990년대는 그래도 조금 살았잖아요. 어릴 때 기억이 있기에 막연하게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거든요. 나 나름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여행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이 드라마가 저에게 참 좋은 의미로 와닿았어요.
약간 전체를 보고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네요.
네, 배역도 배역이지만 그 자체에서 따뜻함을 느꼈어요. 덧붙여 얘기하자면, 우리가 보통 어떤 작품을 볼 때 한 인물의 서사 같은 관계성을 따라가면서 그 인물에 몰입하잖아요. 이 작품은 그것과 더불어 시대의 통념을 뚫고 인물이 변화하는 지점이 재미있어요. 1990년대의 사회적 편견과 시선에서 비롯된 억압을 주인공들이 조금씩 바꿔 나가는 지점들을 굉장히 재밌게 풀어내요. 그런 부분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했죠.
이 드라마를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얘기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서 좋은 작품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일단 작품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결국 금기에 도전하는 이야기고, 큰 위로가 되는 이야기고, 결국 꿈을 좇는 이야기예요. 시대를 앞서 나가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이 나이 먹은 제게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저도 생각은 있지만 쉽게 용기 낼 수 없는 상황이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용기와 도전을 보면서 박수 쳐주고 싶었죠. 이런 작품을 재미있게 표현한다면 많은 사람에게도 각자 인생에서 좋은 의미로 남지 않을까 했죠. 작품 외적으로는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운 좋게 매번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번 작품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죠. 또 배우분들의 시너지가 무척 좋아요. 이번 여름이 정말 더웠잖아요. 그런데도 이번 여름만큼 행복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보통 이렇게 기운이 좋은 작품이 결과도 좋게 이어지더라고요.
함께 출연한 배우분들 연령대가 이전 작품에 비해 높아요. 선배들이 많은 현장이 어떤 자극으로 다가왔나요?
남들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굉장히 궁금할 때가 많아요. 이번에 함께하는 배우분들이 저보다 훨씬 뛰어난 선배님들이라서 어떻게 캐릭터를 구축해나갈까 살펴봤죠. 일단 현장이 답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현장에서 스스럼없이 동료들과 어울리면서 얘기하고 준비하시는 모습이 정말 기본이고 단순한 건데도 크게 와닿았어요. 우리 배우들만큼 스탠바이가 빠른 작품을 본 적이 없어요. 저도 현장에 빨리 나가려고 노력하는데 선배님들은 저보다 훨씬 빨리 현장에 나와 계시더라고요. 결국 현장이 답이다. 선배님들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꼈죠.
형사든 배우든 현장이 답이군요. 이제 연기 경력도 있으니 초심을 다잡는 계기가 됐겠네요.
맞습니다. 짧게는 4~5개월, 길게는 7~8개월 만났다가 헤어지길 반복하는 직업이잖아요. 그 시간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순간적인 에너지를 쏟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뭔가 공허함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이야깃거리, 새로운 지점을 알게 되면서 배우기에 색다른 점이 있어요. 그 안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저한테도 오죠. 선배님들의 기본적인 태도를 난 잊고 있지 않았나 하면서 다잡으려고 하니까 사실 연기도 잘돼요. 그래서 신선한 기분을 느꼈죠.
그동안 맡은 배역을 떠올려보면 배우 연우진에게 딱 떠오르는 대표 캐릭터가 없어요.이 점은 좋은 걸까요, 별로인 걸까요?
일단 전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 속에서 그래도 잘 쓰이는 배우로서 계속 존재해왔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요. 전 작품을 같이한 감독님들과 여러 번 계속 작업한 경우가 많아요. 어떤 면에서 특별함은 없을 순 있어도 그래도 내가 그 사람들한테 믿음은 주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걸 감사하게 여기고 언젠가 여건이 되면 그분들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도 크죠. 그 시간 동안 유연하게 잘 받아들인 저를 칭찬해요.
대표 캐릭터가 없다는 말은 어디에도 잘 스며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 점이 또 다른 개성이 될 수도 있죠.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저라는 배우를 하나의 그림이라고 하면, 그동안 옅게 채색해왔기에 여백이 많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 부분이 장점이 될 수 있죠. 일 자체에 대해서 저만의 철학은 이해와 존중이에요. 이 일은 짧은 시간 수많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바로 모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이해와 존중이 없으면 잘 굴러가지 않아요. 전 한발 다가가는 것보다 한발 물러서는 게 좋더라고요. 제 성향이 그럴 수도 있지만 제가 추구하는 연기 패턴과도 맞아떨어져요. 기본적으로 한발 물러섰을 때 전 연기가 더 잘돼요. 상대 배우와 감독, 제작진의 말을 더 듣고 수렴하려고 하죠.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사람이에요. 그런 기본적인 마음이 내 말과 행동, 지금 내뱉는 목소리에도 약간 묻어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 성향이 캐릭터에 스미니 좀 부드럽게 표현하는 지점이 있는 거 같아요.
부드러운 결은 지금까지 맡은 역할을 관통하기도 해요.
전 작품을 쉬지 않고 계속해왔어요. 보통 작품을 할 때 제가 딱 원하는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에요. 보통 제 이미지와 스타일을 보고 작품이 들어오죠. 그러다 보니 제가 해나가는 데 어색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만나왔어요. 그 흐름을 거스르려고 하다 보면 또 많은 시기를 놓쳐야 할 테니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 거죠. 잘 소화해내자는 가치관으로 작품을 해온 면이 있어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죠. 틈새를 보다가 옅게 채색된 바탕에 유화처럼 페인팅을 하고 싶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강렬함을 표현하기에는 바탕이 좋네요. 부드러움이 깔려 있으면 강렬함이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잖아요.
대한민국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저런 시나리오를 받았으면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전 솔직히 그렇게 못했을 거 같아요. 해낼 자신은 있지만 그 정도에 미치지 못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전 빨리빨리 인정하는 스타일이에요. 빨리 인정하고 나름대로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배우는 모든 걸 경험해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상상력과 영감을 위해서 다양한 예술을 많이 접하려고 해요. 그게 영화든 드라마든 미술 전시든 음악이든 항상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죠. 그 노력을 한다는 게 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 특히 영감을 얻는 분야는 뭔가요?
아무래도 미술 작품에 영감을 더 받는 편이에요. 지난번에 <아레나>에서 아버님 전시회 관련해 인터뷰도 해주셔서 감사해요. 미술 전시는 쉬는 날 여유 있으면 가서 느끼려고 하죠.
미술이 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일단 그림을 통해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많이 얻는 편이에요. 캐릭터를 설정할 때도 도움을 주죠. 어떤 작품이든 캐릭터는 항상 결핍이 있어요. 보통 드라마나 영화는 그 결핍을 중심으로 사건이 발생하잖아요. 전 제가 맡은 캐릭터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데, 본능적으로 연민을 느끼는 과정 속에서 미술 작품을 떠올려요. 풍경화를 좋아하는데 지금 찍고 있는 캐릭터에 색감도 입혀보면서 풍경화에 대입해보죠. 전 캐릭터를 보통 디자인한다는 표현을 많이 써요. 그런 면에서 미술적인 느낌을 통해서 캐릭터를 조각해나가죠.
“저라는 배우를 하나의 그림이라고 하면, 그동안 옅게 채색해왔기에 여백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역할마다 드러나는 부드러움이 서정적인 느낌도 풍겼군요. 말투도 나긋나긋하고.그런 느낌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실제 성격도 좀 그런 것 같아요. 제 입으로 부드럽다고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전 기본적으로 선을 지키는 사람이어서 남한테 피해 끼치는 걸 극도로 피해요. 그러다 보니 말투가 부드럽다기보다 조심성 있죠.
예전 인터뷰에서 ‘좋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어요. 배우 연우진에겐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일까요?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과 노력을 책임감 있게 다하고 그 순수한 마음이 관객에게 가닿을 때 좋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정말 단순한 의미이기도 한데 딱 거기까지 도달하면 좋겠어요.
아티스트의 마음이네요. 모든 예술이 결국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전하고 그 진심이 보는 이에게 닿길 바라는 염원을 담으니까요. 성공보다 앞선 진심이랄까요.
정확하게 말씀해주셨어요. 저도 항상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솔직하게 하려고 노력하죠.
어느 정도 도달했나요?
계속 나아가는 과정이에요. 스스로 나태해지면서 불순해질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질문해주는 누군가가 있어 다잡을 수 있죠. 이런 얘기를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이 너무 중요해요. 질문받고 나 자신을 다시 한번 짚어보면 내일 뭔가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내일 촬영장에 더 일찍 가서 선배님과 대사를 한 번 더 맞춰봐야지. 감독님께 한 번 더 찍겠다고 말해야지. 이런 다짐도 하게 되죠. 내가 뱉은 말을 다 지킬 순 없지만 중간에 한 번씩 점검하고 환기하는 순간이 필요하죠.
아무래도 말하면서 정리하고 되새기게 되죠.
그래서 오늘 같은 인터뷰가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해요. 그 당시에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지내왔는지 알 수 있죠. 그러면서 내가 지키는 무언가가 있나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계기도 되고요. 말하면서 또 뭔가를 하나 지켜나가게 되니까 새로운 쉼표를 찍고 가는 느낌이에요.
직업인으로서 배우와 개인의 삶을 잘 분리해서 산다는 말도 인상적이었어요. 그게 잘 나뉘나요?
전 스위치 온오프가 빨리 되는 사람이에요. 캐릭터에 빨리 몰입하려고 하고, 빠져나올 때도 잘 빠져나와요. 그런 성향을 제 삶에 대입해보면 그걸 잘해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 현장에서 연기자로 지내지만 끝나고 나서 돌아오는 내 삶이 너무너무 중요하거든요. 그 시간을 정말 잘 지내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해지고, 연기할 때도 다른 색으로 잘 채워지더라고요.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그로 인해 경제적인 혜택을 얻어 또 내 삶을 채워나가는 균형 있는 삶이 제겐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아무래도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겠네요. 뭘 하면서 보내나요?
지난 인터뷰 때도 얘기했지만, 여전히 러닝을 즐기고 있어요. 그사이 실력도 늘었어요. 자연스레 몸도 관리하고요. 러닝은 자기 심장 소리를 가장 크게 들을 수 있는 원초적인 운동이어서 매력적이에요. 연기자로서 연기와 연관 지어 이야기한다면 오롯이 나 자신에 집중하면서 솔직해질 수 있는 운동이라서 너무 좋아요.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일을 위해서도 중요하군요.
연기하다 보면 감정에 매몰될 때가 있어요. 캐릭터에 몰입해 캐릭터와 비슷한 생각을 하다 보면 대개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많아서 힘들 때가 있죠. 그럴때면 스스로 마음을 잘 돌보고 있나 생각하게 되죠. 나 자신을 지금 얼마나 사랑하고 잘해주는지 돌아보죠. 연기하지 않을 때 나 자신을 좀 더 확실히 돌봐야 해요. 빤한 얘기일 수 있는데, 제일 좋은 연기는 좋은 마음과 건강에서 비롯한다고 봐요. 아까 나름의 연기 철학이 이해와 존중이라고 했잖아요. 좋은 마음과 건강한 몸이 그런 생각을 더 깊게 하도록 하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행복한가요?
행복이란 단어에 딱히 집착하지 않아요. 행복은 상대적인 느낌의 단어라서, 그냥 크게 불행하지 않으면 전 좋아요. 행복보다 행운이란 말을 더 좋아해요. 오는 행운에 감사하죠. 러닝하다가 노을을 볼 때가 있어요. 그 순간적인 행운에 감사하죠. 행복을 찾아가려고 뭘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저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거죠. 그런 점에서 전 행복합니다.
2024년 11월호
Editor : 김종훈 | Photographer : 김영준 | Stylist : 남주희 | Hair : 김병우(블로우) | Make-up : 김지영(블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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