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현대N×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은 여러 점에서 주목 받았다. 무엇보다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와 3위 자동차 회사가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타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처음 만났다는 사실도 주요 관심사였다.
이 만남을 통해 도요타와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특히 이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나타났다는 것도 주목할 일이었다.
도요타는 완성차 판매 세계 1위 기업이다. 전장(電裝) 기업한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객 기업이라는 이야기다. 삼성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이 행사에 참석해 아키오 회장과 만났다.
정 회장이 이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셈이다.
전장 사업은 이 회장이 공들이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삼성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차량용 반도체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삼성전기의 전장용 적층형 세라믹 콘덴서(MLCC) △삼성디스플레이 △하만의 오디오와 디지털 계기판 등 여러 계열사에서 전장 부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을 승계한 뒤 사실상 처음으로 결단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전장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인 하만이었을 정도다.
이 회장은 올해에만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자동차 기업 경영진과 만나 전장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이 회장과 아키오 회장 사이에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 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이 현장에서 눈으로 목격되지는 않았지만 이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만남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생각이 많았을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도 주목거리다.
도요타와 오래 관계를 맺어온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이다.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지금까지 도요타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곳은 LG그룹이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LG는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 때부터 도요타와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적으로도 인연이 많다. LG전자가 2016년부터 도요타에 차량용 무선통신장치인 '텔레매틱스'를 공급했고, 지난해엔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와 연 2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이 지난 3월 극비 방한해 LG 사업장을 둘러봤고, 이후 권봉석 LG 부회장과 핵심 계열사 경영진이 답방 차원에서 일본 도요타 본사를 찾아 비공개 '테크데이'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를 두고 LG와 도요타가 전기차를 넘어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차 동맹'을 맺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LG그룹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도요타 측과 LG 최고 경영진은 얼마 전에도 만난 사이"라고 말했다.
전장 부품을 구매하는 기업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손'인 일본 도요타를 놓고 삼성과 LG가 구애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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