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가까이 있는 글이나 물체가 흐려쳐 보기 힘든 증상, 소위 노안이 생기곤 함. 노안이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성력이 감소되어 조절력이 떨어지는 안구질환으로 먼 물체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물체는 흐려 보이게 되는 증상이지
이러한 노안이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현종생물인 침팬지속(Pan)에서도 발견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음
일본 교토대 영장류연구소의 류흥진 외 연구자들은 콩고민주공화국 왐바 지역에 사는 야생 보노보 무리를 관찰한 결과 인간과 비슷한 시기에 노안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확인함
연구자들은 보노보의 털고르기 장면을 촬영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는데, 털고르기는 털에 붙어 있는 비듬이나 벼룩을 집어내는 기능적 측면뿐 아니라 신체 접촉을 통한 정서적 유대를 다지는 중요한 활동임
(가운데 27살 보노보의 털고르기 거리보다 오른쪽 45살 보노보의 털고르기 거리가 훨씬 멀다)
이렇듯 시간과 노력이 들고 세심한 작업이 필요한 털고르기 활동을 하는 11살부터 45살에 이르는 보노보 14마리의 형태를 분석한 결과 상대 보노보의 등과 눈의 간격이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늘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음. 14마리 가운데 40살이 넘은 다섯 마리 모두 노안 증세를 보였고 40대 보노보 가운데 세 마리는 수컷이었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안 진행 속도에서 성별 차이는 없었다고 하네
예를 들어 41살인 키(Ki)라는 보노보가 6년 전인 35살 당시 털고르기를 한 비디오에서는 상대의 등과 눈과의 거리가 12cm였으나, 6년이 지난 뒤엔 17cm로 5cm가 늘었는데 이는 6년 사이에 노안이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데이터임
이번 연구는 왜 노령 보노보는 털고르기 상대로 선호되지 않는지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증거로 보임
(70대 초반에 사망한 세계 최고령 보노보 마그릿(Margrit))
교토 대학 영장류연구소의 류흥진은 "야생 보노보가 40세쯤 되면 원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보노보에서 발견된 패턴이 현대인의 패턴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는 현대인의 수명이 침팬지와 보노보보다 훨씬 길지만, 눈의 노화는 범호모 공통 조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시사합니다."라고 말함
또한 영장류 연구자들이 보노보가 손질을 위해 더 먼 거리를 필요로 하는 이런 추세를 이미 알아채고 있었으며 침팬지에서도 일화적인 보고가 있었으나 여태까진 아무도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뿐이라고도 덧붙였음
논문 링크:
<오랑우탄의 뺨 패드 성장과정>
수컷 오랑우탄을 상징하는 두꺼운 뺨 패드인 플랜지(Flange)는 모든 수컷이 다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님
수컷 오랑우탄의 플랜지는 보통 15세 이상 성숙하면 나타나지만 주위에 지배적인 수컷 오랑우탄이 존재해 성적 경쟁이 일어나면 다른 수컷 오랑우탄은 플랜지를 발달시키지 않기도 하며, 플랜지를 가진 수컷이 일반적으로 고립된 삶을 살고 영역을 지배하는 한편 이렇게 플랜지를 발달시키지 못한 수컷은 더 사회적 접촉을 많이 하고 암컷과 강제적 교미를 하곤 함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의 부킷 바티캅(Bukit Batikap) 보호림의 수컷 오랑우탄 마르디안토(Mardianto)는 방생 당시 플랜지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으나 사후 방생 모니터링(PRM) 팀이 매년 관찰을 하면서 이 플랜지가 자라나는 과정을 점진적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하였음
수컷 오랑우탄의 플랜지가 넓어지고 두꺼워지는 등 완벽한 모양으로 자라면서 다른 형태적 특성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안와 및 입 주변의 피부가 더 어두워지고 수염이 더 덥수룩해지며 덩치 역시 더 강건해지고 몸의 털이 풍성해짐. 또한 인후낭이 커지면서 암컷을 유혹하는 롱콜(Long calls)을 낼 수 있게도 만듦
마르디안토는 현재 21살로 전성기의 수컷 오랑우탄이며 플랜지를 성공적으로 길러 암컷에게 성적 매력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오랑우탄이 되었다고 간주할 수 있겠음
오랑우탄의 플랜지 유무 사진은 많이 보았으나 플랜지가 발달하는 과정은 처음 보아 인상적이어서 작성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