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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연기돌’(연기자+아이돌)의 배우 데뷔 공식이 바뀌었다. 수년 전까지 스케일이 큰 국내 상업영화나 TV 드라마로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중·저예산 독립영화나 실험적인 장르 영화를 첫 작품으로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들의 데뷔작이 국내 주요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받는 풍경도 자주 관측된다. 제작사들도 탄탄한 팬덤 덕에 관객 확보와 화제성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연기돌 캐스팅을 반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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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출사표 NCT 재현→수어 도전 김민주
그룹 NCT 재현(본명 정재현)은 지난 16일 개봉해 상영 중인 영화 ‘6시간 후 너는 죽는다’(감독 이윤석)로 스크린 데뷔에 성공했다.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다카노 가즈아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중·저예산 규모의 스릴러물이다. 재현은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죽음 예언자 준우 역을 맡았다. 개봉에 앞서 지난 7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고, 재현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76개국 판매 기록까지 세웠다.
국내 대신 해외 작품을 택한 경우도 눈에 띈다. ‘워터밤 여신’으로 활약 중인 가수 권은비는 일본 영화 인기 시리즈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이하 ‘스마트폰’)의 세 번째 이야기 ‘스마트폰3: 라스트 해커’에서 수수께끼를 품은 에이전트 수민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지난 7월 BIFAN 초청작에 선정돼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을 먼저 만난 후 내년 중 국내와 일본에서 개봉 예정이다.
24일에는 워너원 출신 박지훈의 스크린 데뷔작인 독립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가 개봉했다. 박지훈은 기훈 역을 맡아 엄마 미연 역의 김정난과 모자(母子) 호흡을 펼쳤다. 개봉 후 포털 사이트 평점이 9.48점(10점 만점)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달 6일에는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의 스크린 데뷔작 ‘청설’(감독 조선호)이 출사표를 던진다. ‘청설’은 대만의 동명 원작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김민주는 언니 여름(노윤서 분)의 사랑을 응원하는 청각장애 수영선수 동생 가을 역을 맡았다. 지난 11일 폐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돼 선공개됐다. 캐릭터를 위해 처음 수어 및 수영에 도전한 김민주의 연기가 기대 이상이란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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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대신 알찬 중소영화…도전 가치有 캐릭터에 집중
연기돌은 그간 첫 연기 무대로 국내 텐트폴(높은 제작비를 들인 대작) 영화나 스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TV 드라마를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스크린 데뷔한 수지나 첫 영화가 천만 영화 ‘변호인’이었던 임시완, ‘공조’로 첫 영화에 도전한 윤아 등이 그 예다. 반면 요즘 연기돌은 작품의 규모, 스타 감독 및 호화 캐스팅에 기대지 않고 작품을 택하는 경향이 짙어졌단 분석이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작품 규모가 작고 역할 비중이 적어도 캐릭터의 감정선이 깊거나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이 많은 작품을 선택하는 게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좋은 방법”라며 “요즘 아이돌은 체계적인 K팝 트레이닝 시스템 속에서 보컬, 랩, 안무 못지않게 전문적인 연기 지도도 받고 있기에 연기력이나 대본을 볼 줄 아는 안목이 기본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과거 그룹 에프엑스 정수정(크리스탈)도 ‘애비규환’이란 독립영화로 스크린 데뷔해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얻은 바 있다”며 “연기돌 입장에선 중·저예산 영화로 시야를 넓힐수록 이들이 선택할 배역의 범위가 많아진다는 이점이 있다. 영화 제작사와 영화제 역시 연기돌이 지닌 화제성과 팬덤이 흥행을 보장할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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