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모욕죄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개인의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가 조화롭게 보호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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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을 향해 ‘도적X’, ‘자질 없는 인간’,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약’ 등의 표현이 담긴 글을 올려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A씨의 표현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적 표현이라고 보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의 주관적 감정이 아닌, 당사자들의 관계와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객관적 제반 사정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표현들이 포함된 글은 피고인의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 또는 무례한 표현에 그칠 뿐”이라며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대법원은 해당 표현이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로 구성된 단체대화방에서 이뤄졌고, 피해자의 불법 사실을 알리고 대응방안을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점을 고려했다.
이에 대법원은 “이 사건 표현들이 포함된 글을 대화방에 게시한 행위가 모욕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표현이 과격해 모욕적 표현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표현이 사용된 맥락과 전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됐다고 하더라도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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