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추가 조치" 경고…이란 "이스라엘 학살 공범"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이란 이중국적자인 잠시드 샤르마흐드(69)가 테러 혐의로 이란에서 사형당하자 양국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29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이란대사를 소환해 사형 집행을 항의하고 향후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 주재 독일대사도 자국으로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는 "우리는 추가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는 독일 관리들의 '개입주의적 태도'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독일대사가 자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초치했다고 맞받았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독일 여권이 테러 범죄자는 물론 누구에게도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며 "가스라이팅(정신적 지배·조종) 그만하라"고 적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한 독일 정부의 무기 공급과 국내외 반대 여론을 겨냥해 "당신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대량학살 공범"이라며 "당신네 국민조차 오만한 인권 주장을 비웃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형 집행을 비판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향해서도 "5만명 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을 끝내기 위한 EU의 조치는 어떤가. 레바논 피란민 150만명이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면 어떤가"라고 따지며 "그렇지 않다면 유럽은 위선의 상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란 샤르마흐드는 2020년 여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란 정보부에 납치돼 지난해 2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전날 그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근거지를 둔 테러조직 '톤다르'를 이끌며 2008년 14명이 숨진 이란 시라즈의 모스크 테러 등을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독일 정부는 그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며 사형 선고를 취소하라고 요구해 왔다.
독일 외무부는 전날 "샤르마흐드가 수 년간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한 채 구금됐다가 오늘 살해됐다"며 "우리는 독일 시민 처형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이란 정부에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과 이란은 과거 대체로 우호적 관계였으나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급격히 멀어졌다. 독일 정부가 이스라엘의 안보를 국시로 삼는 탓에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독일 내무부는 지난 7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반유대주의를 퍼뜨린다며 자국 내 시아파 단체인 함부르크이슬람센터(IZH)를 강제로 해산했다. 이란은 "명백한 이슬람 혐오"라고 반발하며 테헤란의 독일문화원을 폐쇄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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