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개월 만에 금리인하가 단행됐지만, 정작 서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실종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예금금리는 이를 반영해 낮춘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의 가산금리는 오히려 소폭 올리면서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5대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57%포인트(p)를 기록했다. 이는 7월 예대금리차 0.434%p에 비해 0.136%p 확대된 수준이다. 예대금리차가 이렇게 벌어진 것은 지난 4월 0.05%p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마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예·적금 금리는 내려갔지만, 대출금리는 올라가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결국 은행의 수익으로 연결되고 고객의 이익은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라는 주문에 따라 대출 수요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담대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렸다"라며 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해 7, 8월에만 가산금리를 20회 이상 인상했다고 전했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경우 3.71~6.11% 수준으로 집계됐다.
'예금 이자'는 내리고 '대출 이자'는 올라
반면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전부터 선반영하여 3% 상품도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의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은 기존 연 2.20% 금리를 2.00%로 0.20%포인트 내렸으며, 농협은행의 거치식 예금 금리 또한 0.25~0.40% 인하했다. 또한 적립식 예금 금리도 0.25~0.55% 인하했으며 청약 예금, 재형저축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발표 전에는 3% 초반대를 유지했지만, 금리인하 후에는 연 2%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결국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서민들은 예금금리 인하만 체감할 수 있고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면서 더욱 살기 팍팍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받는 예금, 적금의 이자는 줄어드는 반면, 갚아야 하는 대출 이자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통화정책은 정책이 실물 경제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금리인하 효과를 서민들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준 금리 인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도 자세히 모니터링해 달라"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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